[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도시재생 스타트업 알티비피 얼라이언스(RTBP Alliance)가 복합문화공간 ‘끄티 탑동’을 제주 원도심에 오픈했다. 제주센터 보육기업인 알티비피 얼라이언스는 지역 자산과 유휴공간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산 영도구 소재 스타트업이다.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의 쓸모를 찾다’를 슬로건으로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해 지속 가능한 로컬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이번에 오픈한 ‘끄티 탑동’은 제주 원도심 서부두길(건입동)에 방치돼 있던 유휴건물을 재탄생시킨 프로젝트로, 도민과 관광객의 관심도가 떨어진 서부두길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가치소비에 관심이 있는 MZ세대의 유입을 늘려 제주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3층으로 구성된 건물 내부는 층별로 3F(Fashion, Food, Fun) 콘셉트를 반영해 다양한 지역의 로컬 브랜드와 콘텐츠를 소개한다. 1층에는 제주 지역 자산을 활용해 메뉴를 개발 중인 부산 F&B 브랜드 ‘바아방믈’이 입점해 먹거리를 제공하고(Food), 2~3층에는 부산 패션 브랜드 ‘캑터스소잉클럽’, 부산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DJ 라디오 레볼루션, 그래피티 아티스트 구헌주 작가 등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브랜드와 작품을 선보인다(Fashion, Fun). ‘끄티 탑동’의 바로 옆에 있는 제주 조선소 건물 외벽에는 구헌주 작가의 몽환적인 그래피티가 더해져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곳은 특히 MZ세대 방문객들에게 포토존으로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알티비피 얼라이언스는 제주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지역 자산들을 재해석해 새로운 F&B와 자체 브랜드 상품을 꾸준히 출시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 항구도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알티비피 얼라이언스는 제주센터의 도시재생 프로그램 ‘리노베이션 스쿨 in Jeju’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켰고,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하고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2021년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 사업’ 협업 프로젝트 참여기업으로 선정되어 제주 칠성로에 위치한 오각집과 함께 원도심 내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khm@hankyung.com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양사가 공동 출자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로 ESG 분야 혁신 스타트업에 총 30억원을 투자했다고 20일 밝혔다.투자 받은 스타트업은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 서비스 '코액터스' ▲시각장애인용 점자 콘텐츠를 제공하는 '센시' ▲유아동 대상 메타버스 기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마블러스' 3개 회사다.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 8월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총 200억원 규모의 ESG 공동펀드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최초로 조성했다. 펀드 운용은 유티씨인베스트먼트가 맡고 있다.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소득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코엑터스는 운행 차량수를 현행 20여대에서 100대까지 확보해 청각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소득개선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센시는 디지털 문서를 점자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을 보유해 수작업 기반 4~6개월 소요되던 기존 점자책 출판 기간을 1일로 단축한 혁신 스타트업이다. 센시는 점자 콘텐츠의 빠르고 저렴한 보급으로 시각장애인 교육 격차 및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삼고 있다.마블러스는 유·초등생 대상으로 메타버스 기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듀테크(교육 관련 IT기술) 스타트업이다. 가상공간에서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다.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공동펀드를 통해 환경과 사회적 약자, 교육격차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분야에서의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또 투자한 스타트업이 사업 제휴와 글로벌 공동 진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선순환 프로세스도 구축할 예정이다.박용주 SK텔레콤 ESG 담당은 "ESG 분야 스타트업 발굴과 사업 지원부터 투자와 제휴, 협력에 이르기까지 체계적 지원을 하겠다"라고 말했다.배재현 카카오 최고정보책임자(CIO)도 "ESG 펀드는 투자 측면의 ESG 활동 중 하나"라면서 "카카오는 SK텔레콤과 함께 ESG 혁신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이 기업들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올해 벤처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도 가장 많은 7개사가 등장했다. 왕성하게 등장한 스타트업들에 투자도 적극 쏠리고 있다는 얘기다. 유니콘으로 ‘스케일업’된 스타트업들은 이제 산업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한국의 유니콘들이 핀테크 인공지능(AI) 등의 스타트업을 보유한 다른 국가와는 달리 대부분 e커머스(전자상거래) 같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분야에 몰려 있는 현상은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된다. 벤처투자·유니콘 모두 사상 ‘최대’19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벤처투자 규모는 5조2593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4조3045억원)를 이미 넘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금액(2조892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82%) 많아진 수치다. 3분기까지 신규 결성된 벤처펀드도 268개로 지난해 전체(206개) 수치를 뛰어넘었다.이런 투자는 스타트업들의 덩치도 키우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직방 두나무 컬리 당근마켓 등이 새로운 유니콘 기업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중기부가 공식 파악한 국내 유니콘은 15개사로, 4년 전(2017년·3개)의 다섯 배로 불었다.중기부 집계엔 반영되지 않았지만 최근 투자유치 과정에서 1조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버킷플레이스 오아시스마켓 엔픽셀(모바일게임회사) 등까지 더하면 국내 유니콘은 올해만 7개사에 이른다. 국내 유니콘 수도 18개로 더 많아진다. 벤처캐피털(VC) 업계는 내년에 유니콘 등장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를 운영하는 리디를 비롯해 물류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음악 저작권 플랫폼 뮤직카우 등이 유니콘 행렬 참가에 대기 중이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기업가치가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인 ‘예비 유니콘’ 기업은 357개에 달한다. 덩치는 커졌지만 “B2C에 올인”유니콘과 예비 유니콘 수는 많아졌지만 사업영역이 모두 B2C에 몰려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들어 유니콘이 된 컬리 직방 당근마켓 버킷플레이스 오아시스마켓 두나무 엔픽셀 등은 모두 직접 소비자를 상대로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다.반면 전 세계 유니콘 기업들은 주로 웹서비스나 소프트웨어, AI 등의 사업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는 회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유니콘 917곳 가운데 핀테크 분야 유니콘이 185개(20.2%)로 가장 많고 이어 소프트웨어(164개·17.9%), AI(72개·7.9%) 순이었다.이 같은 ‘플랫폼 편식’은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VC들이 빠른 시간 안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돈을 쏟아붓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VC 출신 스타트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B2C 분야는 거래액과 매출 같은 지표가 당장 눈에 띄고 성장세도 빠르다”면서 “상장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VC들이 선호하고, 이들이 선호하니 창업도 이쪽으로 몰린다”고 말했다. 데카콘은 홍콩보다 적어한국 유니콘은 많아지고 있지만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세계 45개 데카콘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24개)이 미국에 있다. 중국(9개) 영국(3개) 홍콩·인도(각각 2개) 싱가포르·브라질(1개)도 데카콘 기업이 있지만, 한국엔 1개도 없다. 최근 하이브와 주식 맞교환 과정에서 20조원대 가치를 인정받은 두나무를 반영해도 한국은 홍콩과 인도보다 데카콘 기업이 적다. 이처럼 데카콘의 실종은 내수 B2C 시장 중심의 국내 스타트업 발전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한 VC 대표는 “데카콘이 많아져 국내 산업을 이끌려면 될성부른 스타트업에 후기투자가 이어져야 하는데, 상장 후 엑시트하는 구조의 지금 투자 환경에선 나오기 힘들다”며 “미국의 구글벤처스나 인텔캐피털 등처럼 장기적으로 대형 투자를 이끌어갈 기업형벤처캐피털(CVC)들이 적극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국내 대기업들이 금융회사인 CVC를 설립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내년엔 정부가 이를 다소 완화해 일반지주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완전자회사 형태로 CVC를 설립할 수 있게 했으나 차입 규모와 외부자금 펀드 출자 비중 등은 여전히 규제 대상으로 남겨놨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