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지지자 가족들 '그것이 알고싶다'에 제보
"20억 대출받아 허경영 조직에 돈 넣어"
백궁 티켓 300만 원에 구매하는 지지자들
허경영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허경영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와 그의 왕국으로 알려진 이른바 '하늘궁' 의혹에 대해 조명했다.

지난 4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는 '하늘궁과 청와대-허경영은 무엇을 꿈꾸나'라는 제목으로 거액의 빚을 내 허경영 후보에게 후원했다는 제보자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하늘궁은 허경영 후보가 머물고 있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자택의 이름이다. 과거 공중부양, 축지법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허 후보는 이곳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신, ‘신인(神人)’이라 불리고 있었다고 '그알' 측은 전했다.

허 후보의 지지자 정 모 씨 가족은 3년 전 어머니가 허 후보에 빠진 뒤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허 후보의 사진이 붙어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 씨 측은 "거실에 그 사람 사진이 차지하고 있는데, 사진을 붙이고 있으면 안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말했다.

정 씨 이외의 지지자들 가족은 침대, 냉장고 등 집 곳곳에 허경영 후보의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모 씨는 허경영의 유튜브를 보고 빠진 동생이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종적을 감춘 상태라고 털어놨다. 그는 "동생이 허경영이 대통령이 되면 형이고 누나고 서울로 다 불러 올릴 거라고 했다. 그 이후 동생은 고향을 떠났다. 자기 소유의 집이 있었는데 가고 난 뒤 가족들이 등기 열람을 받으니 집을 담보로 3억 2000만 원가량 대출을 받았더라. 허경영 조직에 간다고 했으니까 거기 넣어줬겠다"고 언급했다.

최모 씨는 자신의 가족이 1억 가까이 되는 돈을 허경영 후보에게 헌금으로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을 구하기 위해 건물을 하나 팔았다. 가족들과의 연까지 끊었다"고 했다. 전 재산을 허 후보의 하늘궁에 탕진해 이혼까지 한 가족도 있었고 무리한 대출을 받아 20억 원을 헌금한 지지자도 있었다.

김상중은 허 후보에 대해 "지구에서 120억 광년 떨어진 우주의 중심 백궁에서 인류를 심판하러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는 허 후보가 있는 하늘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허경영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허경영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그알'이 공개한 하늘궁 내부, 허 후보와 축복된 만남을 위해 많은 이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통적으로 이들이 손에 쥐고 있던 것은 바로 돈 봉투였다고 방송은 주장했다.

축복은 100만 원, 백궁행 명패는 300만 원, 1억 원을 내면 대천사 칭호를 받는 등 허 후보와의 면담에 코스별로 거액의 가격이 책정돼 있었다. 허 후보의 지지자들은 허 후보가 자신들의 몸을 만져주고 축복을 외쳐줄 때마다 신성한 에너지를 받는다고 믿고 있었다. 축복은 '들어가라'는 한마디에 모든 업보가 사라진다는 행위였다.

하늘궁 직원은 "축복이 100만 원이다. 백궁명패, 즉 백궁에 가는 티켓 한 구좌 300만 원, 두 구좌 5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늘궁 건축 헌금이 한 구좌에 100만 원인데 30구좌가 되면 나중에 강연 들을 자리 배치되고, 100구좌, 즉 1억이 되면 대천사가 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제작진이 10만 원짜리 상담을 받겠다고 하자 직원은 각서 한 장을 내밀었다. '백궁천사님의 영접신청 및 초우주 무한대에너지 수급신청 및 업장 소멸신청 및 사실 확인 및 각서'라는 제목이었다.

각서에는 "의료행위를 하거나 성희롱 내지는 성추행 하거나 인격을 모욕하거나 명예 훼손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인정 및 확인합니다. 허경영 전 총재님을 의료법, 보건 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성희롱 및 성추행 등 관련 형법, 특별 형법으로 고소하는 경우 형사상 무고죄 등으로 처벌받을 것임을 각서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등 책임을 지겠음을 본인 스스로 각서합니다"라고 쓰여있었다.

직원은 "신인(허경영 후보)이 손을 잡아도 성추행이 아니라는 각서"라며 "아무 문제없다"라고 했다.

김상중은 "우주의 기운으로 이루어진다는 허 후보의 치료 방식은 짐작보다 더 난해했다. 머리채를 잡고 상채를 눕혔다 일으키는가 하면, 몸 곳곳을 세게 때리거나 포옹을 하고 문지르며 쓰다듬기도 한다. 몹시 기이한 광경이나 허 후보와 지지자에게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 허경영은 한 여성 지지자에게 "내가 방광을 한 번씩 때려준다. 자궁을. 엄청 좋은 거야"라면서 치료행위를 한 뒤 포옹을 했다.

한 지지자는 "총재님이 만져주고, 말로만 해도 권능이다. 안 좋은데 다 좋아지고 그런다"고 맹신했다.

'그알' 측은 허 후보와 어렵게 인터뷰를 잡았으나 허 후보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전했다. 허 후보의 비서실장은 "SBS에 트라우마가 있으시다. 다른 사이비 종교 집단처럼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종교 집단들은 세금을 회피하려는데 우리는 양주에 종합소득세 내고 있고 당당한데 그런 식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비서실장은 '하늘궁'에 대해 '초종교 단체'라고 정의했다. 그는 "교회, 불교 이런 걸 총망라한 것이며, 종교를 초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월 150만 원씩 1년간 18세부터 100세까지 국민배당금을 주겠다고 하는 등 33가지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부장은 "2022년 전체 국가예산 규모가 약 500조 원이다. 국민배당금을 월 150만 원씩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1년 지급한다면 823조 원이 필요하다. 긴급생계비도 1인당 1억 원을 주려면 4570조 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민을 위한 공략이 아니라 서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공약이라기보다는 위시리스트"라고 지적했다.

'그알' 방송 이후 허경영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붕역풍비, 큰 인물은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나타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허 후보는 방송 전 "예상하고 있었다. 허경영이 두려웠는지 음해 목적의 방송을 준비했다"고 비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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