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LG 계열분리 당시 3형제 합의 원칙…경영권 분쟁 방지 차원
LS의 '사촌형제 공동경영'…회장 구자홍→구자열→구자은 9년씩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회장직을 사촌 동생인 구자은(57) LS엠트론 회장에게 넘겨주기로 하면서 '사촌형제 공동경영'이라는 LS그룹 특유의 경영권 승계 전통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LS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구자열 현 회장은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지주사인 ㈜LS 이사회 의장으로서 후임 구자은 회장을 측면 지원하고 경영 멘토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에도 사촌형제 공동경영 전통을 지킨 것이다.

LS그룹은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평회·두회 3형제가 LG전선(현 LS전선), LG산전(현 LS일렉트릭), LG니꼬동제련(LS니꼬동제련) 등을 중심으로 2003년 LG에서 계열 분리하며 설립됐다.

3형제는 그룹 초대 회장으로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75) 현 LS니꼬동제련 회장을 선임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영권 분쟁 소지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3형제의 장남, 즉 사촌 형제들이 차례로 회장직을 승계하도록 하는 사촌형제 공동경영 원칙을 세웠다.

이 원칙은 9년을 주기로 이행되고 있다.

LS그룹 초대 회장인 구자홍 회장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년간 회장직을 수행한 뒤 2013년 1월 1일부로 사촌 동생인 구자열(68) 현 회장(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에게 회장직을 넘겼다.

당시 회장직에서 내려온 구자홍 회장은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5년부터는 LS니꼬동제련 회장직을 맡고 있다.

2013년 1월부터 올해까지 9년간 LS그룹 회장직을 맡은 구자열 회장도 마찬가지로 사촌형제 공동경영 원칙에 따라 사촌 동생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고 구두회 명예회장의 외아들)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기로 했다.

다만 구자열 회장은 ㈜LS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면서 구자은 회장을 측면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구자열 회장은 현재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겸하고 있다.

LS그룹을 새로 이끌 구자은 회장은 앞선 사촌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향후 9년간 LS그룹 회장직을 맡게 된다.

구자은 회장은 2019년 임원 인사를 통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 LS엠트론 회장직과 함께 ㈜LS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LS그룹은 현재 5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주요 계열사는 세계 전선 업계 3위의 LS전선, 전력·자동화·마이크로그리드·태양광 등 스마트에너지 기업인 LS일렉트릭, 제련기업인 LS니꼬동제련, LPG 사업을 하는 E1 등이다.

LS그룹은 지난해 매출 24조2천709억원, 영업이익 7천20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LS그룹은 자산 규모 기준으로 국내 재계 순위 13위(농협·포스코·KT 제외) 기업이다.

LS의 '사촌형제 공동경영'…회장 구자홍→구자열→구자은 9년씩
LS의 '사촌형제 공동경영'…회장 구자홍→구자열→구자은 9년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