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서류에 IT 적용…못 받은 돈 '지급명령 신청' 쉽게
빌려줬다가 못 받은 돈이 있다면 법적으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하지만 채무관계가 명확하다면 더 간편한 절차인 지급명령 신청이 있다.

지급명령은 채무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법원이 심문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소송보다 간편한 절차라고는 하지만 법률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으로선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법무법인에 방문해 상담받고 서류를 작성하는 데만 1주일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보리움법률사무소가 개발한 ‘머니백’은 이 같은 불편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이용을 희망하는 사람은 온라인으로 지급명령 신청 등의 서비스를 간편하게 요구할 수 있다. 가격도 일반 서비스보다 최대 5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머니백이 서비스를 싸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정보기술(IT)을 변호사 업무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박의준 보리움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사진)는 “법률서식 작성에 IT를 적용해 업무를 효율화했다”고 설명했다.

머니백에서는 사용자가 기본적인 사건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입력하면 자동화 프로그램이 문서의 상당 부분을 작성한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변호사나 법무사가 하루 최대 10건 미만의 지급명령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머니백은 최대 100건까지 맡을 수 있다.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법률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박 대표변호사는 “경북 칠곡군 등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역에서 머니백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머니백은 지급명령뿐만 아니라 가압류·민사소송·강제집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머니백 서비스의 탄생은 ‘개발자 변호사’가 있어 가능했다. 박 대표변호사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전기공학부 대학원을 졸업했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연구소 책임연구원, 정보통신기술평가원(IITP) 전문위원을 거친 이력도 있다.

머니백 자동화프로그램 대부분이 박 대표변호사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는 “부동산 중개 등 다른 법률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완전 자동화로 나아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