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림에서 시작한 몸짓이 여신에 대한 찬양을 상징하는 거대한 군무로 피어오른다. 심장을 두드리는 장엄한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울림은 무대를 거대한 제의의 공간으로 바꿔놓는다.서울시합창단은 오는 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명작시리즈Ⅱ ‘카르미나 부라나’를 선보인다. 합창과 오케스트라, 발레가 결합된 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공연에는 모두 200명에 가까운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다. 윤별발레컴퍼니와 한경아르떼필하모닉 등이 함께한다. 지난 13일 윤별발레컴퍼니의 단원들이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웅장한 발레 연기를 선보였다. 윤별발레컴퍼니는 창작발레 ‘갓(GAT)’으로 주목받은 곳. 이날 30여명의 무용수들은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압도적인 음량에 밀리지 않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이번 공연에서 무용감독을 맡은 윤별 윤별발레컴퍼니 대표는 무용수들에게 “음악에 절대 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그는 “카르미나 부라나 음악이 너무 세서, 세종문화회관 2층 끝까지 보낼 정도로 힘을 쏟아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예술감독과 지휘를 맡은 이영만 단장은 “칼 오르프는 음악과 언어, 동작이 결합한 무대를 염두에 두고 이 작품을 썼다”며 “무용을 억지로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작곡가의 음악관을 가장 잘 살리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무대와 시작과 끝은 ‘오, 운명의 여신이여(O Fortuna)’가 구성한다. 같은 곡이지만 처음과 끝에 다르게 해석된다는 설명. 이 단장은 “첫 곡이 축제에서 시작해 운명 이야기로 끝난다면, 마지막 곡은 운명에서 시작해 축제로 끝난다는 느낌”이라며
“세상을 더 연결되고 개방된 곳으로” 페이스북(현 메타)은 희망찬 슬로건을 내걸었다. 뉴질랜드 출신 변호사 세라 윈윌리엄스도 여기에 매료됐다. 2011년 수차례의 구애 끝에 페이스북에 합류했을 때를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힘’에 동참하는 일로 기억했다. 하지만 그 믿음은 무너져 내려갔다. 세라 윈윌리엄스의 신작 <케어리스 피플>은 세상을 잇겠다는 페이스북의 이상이 어떻게 무책임한 권력으로 변질했는지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공공정책 책임자로 일하며 마크 저커버그 등 핵심 의사결정권자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저커버그는 위험할 만큼 무심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는 정책보다 엔지니어링에 더 관심이 많았고,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다. 문제는 그가 만든 플랫폼이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치적 도구 가운데 하나가 됐다는 점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태도는 순진함이 아니라 책임 회피에 가까웠다는 지적이다. 존경하던 오바마의 질책을 받은 그는 마침내 미국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기까지 한다.저작 <린 인>을 통해 여성 리더십의 상징이 된 셰릴 샌드버그를 향한 시선도 날카롭다. 가면을 쓴 것이라고 책 속에서 그려진다. 저자는 여러 사람에게 소리 지르고 질책하고, 공개적으로 망신 주는 장면을 지켜봤다. 출산 진통 사이로 셰릴에게 보낼 메시지를 정리해야 했던 그는 ‘떠나기 전에 먼저 물러서지 말라’는 <린 인>의 문구를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다.그가 지켜본 페이스북의 변화는 성장 압박이 주도했다. 상장 이후 주가가 흔들린 것이 계기가 됐다. 미국 밖 시장이 중요해졌고,
책을 읽지 않고 책을 아는 시대다. 유튜브엔 독서 콘텐츠가 넘쳐난다. 유명 평론가와 ‘북튜버’가 책을 소개하는 영상은 수십만 조회수를 거뜬히 기록한다. 많은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책을 읽지 않고도 책의 내용을 소화했다는 감각일지 모른다.독서를 위임하는 시대독일 미디어 학자 크리스토프 엥게만의 신간 <읽기의 위기>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저자는 오늘날 독서가 단순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위임’되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책을 직접 읽어야만 지식에 닿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이 책을 대신 읽고 설명해 준다. 독자는 직접 책을 펼쳐 문장을 따라가는 대신, 책을 읽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내용을 습득하고 있다.저자는 정보 접근성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이 이같은 현상을 뒷받침했다고 본다. 읽을 것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독서는 여전히 피곤하고 시간이 많이 드는 활동, 온몸이 속박되고 눈과 머리를 써야 하는 번거로운 행위기도 하다. 반면 듣기를 통해서는 설거지 등 기본적인 일상을 이어가기 위해 신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이런 조건에서 사람들은 어떤 책을 골라야 하는지, 그 안에서 무엇을 발견해야 하는지 짚어줄 수 있는 ‘읽는 사람’을 유튜브에서 찾게 됐다. 독서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을 거쳐 요약과 해설의 형식으로 돌아오고 있다. 책을 고되게 읽은 사람은 방대한 텍스트 가운데 중요한 대목을 추려내고, 맥락을 붙이고, 청중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꿔 전달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AI 기술도 이 흐름을 가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를 분석한 박갑주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의 <다카이치 총리 돌풍의 비밀>이 출간됐다. 오는 19일 경북 안동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카이치의 정치 노선과 리더십을 짚은 이 책이 주목받고 있다.박 교수는 책에서 일본 사회가 왜 지금 다카이치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동아시아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한다.이 책은 먼저 다카이치 총리의 성장 과정과 33년에 걸친 정치 여정을 추적한다. 엄격한 가정교육 속에서 성장한 그는 학창 시절 금지된 오토바이를 타고 통학할 정도의 반항성과 도전 정신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었다.‘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설립한 마쓰시타 정경숙에서의 미국 연수 경험은 그를 ‘결단하는 리더’로 성장시킨 계기다. 방송 진행자 경험을 통해 대중 소통 능력을 키운 점 역시 오늘날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와 직설적 화법의 기반이 됐다고 분석한다.이 책의 핵심은 ‘다카이치 돌풍의 본질’에 대한 분석이다. 저자는 일본 국민이 다카이치를 선택한 이유를 단순한 보수 이념이나 우경화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장기 침체와 리더십 공백 속에서 일본 사회가 갈망한 것은 ‘결단력 있는 강한 리더십’이었다고 진단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 침체와 국가 정체성 혼란 속에서 ‘강한 일본’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적 지지를 끌어냈다는 것이다.특히 저자는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안보 전략인 이른바 ‘사나에노믹스’를 집중 분석한다. 인공지능(AI)&midd
“K팝 아티스트들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홍콩아트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관객에게 새로운 감각을 안겨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그레이스 랭 홍콩아트페스티벌 프로그램 디렉터는 최근 한국경제신문을 만나 “젊은 세대가 축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콩아트페스티벌은 197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아시아 대표 공연예술 축제다.랭 디렉터는 1993년부터 33년째 축제에 오를 예술 작품을 선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내년 페스티벌에 오를 한국 아티스트들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정경화가 오랜 우상”랭 디렉터는 어린 시절부터 한국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가장 큰 배경은 클래식 음악이었다.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연주를 들으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당시 세계 무대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인 아시아 연주자가 많지 않았던 만큼 그를 존경했다”고 말했다.그의 첫 한국 방문은 1989년. 이후 여러차례 한국을 찾으며 전통예술부터 현대극, 클래식 음악까지 폭넓게 접했다. 1990년대에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공연예술축제연맹(FACP) 회의에 참석했다가 판소리 명창 임진택의 공연을 보고 감정 표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1997년 홍콩아트페스티벌 무대에 그를 한국 예술가 최초로 초청한 이유다.국내 극장에서 본 김민기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독일 뮤지컬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당시 작은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었지만 이미 100회 이상 무대에 오른 상태였다. 랭 디렉터는 &ldquo
“이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을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가 건드리는 감정은 중년을 휘감는 후회와 좌절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하서도 실마리를 건네려 한다.국내 공연계의 ‘바냐 대전’이 본격 막을 올렸다. 서울 LG아트센터의 ‘바냐 삼촌’과 국립극단의 ‘반야아재’(22~31일)가 이달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먼저 링에 오른 것은 지난 7일 개막한 손상규 연출의 ‘바냐 삼촌’이다. 이서진·고아성이 데뷔 후 처음 공식 연극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바냐 삼촌’은 체호프의 원작을 충실하게 옮기는 데 집중했다. 이야기는 러시아의 한 시골 영지에서 펼쳐진다. 바냐는 조카 소냐와 함께 영지를 관리하며 죽은 여동생의 남편인 세레브랴코프 교수를 평생 뒷받침했다.은퇴한 세레브랴코프가 젊은 아내 엘레나와 함께 영지로 돌아오면서 시골의 일상은 균열을 맞는다. 바냐는 세레브랴코프를 위대한 학자라고 믿었고 자신이 평범한 삶을 견디는 이유도 여기서 찾았다. 하지만 세레브랴코프와 함께 살면서 그 생각은 점차 무너진다.은퇴식에 제자들이 별로 모여들지 않았다는 점, 집에서 쓰고 있는 글을 몰래 들여다보니 기대와 달리 형편없었다는 사실은 환멸을 키운다. 더구나 자신도 젊은 엘레나에게 점차 마음을 뺏긴다.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엘레나와 같이 살 수 있었던 인생을 남을 위해 써버렸다는 후회감이 그를 뒤흔든다.이서진은 특유의 무심한 말투로 바냐 아저씨를 인물을 풀어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익숙해진
“이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을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가 건드리는 감정은 중년을 휘감는 후회와 좌절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실마리를 건네려 한다. 국내 공연계의 ‘바냐 대전’이 본격 막을 올렸다. LG아트센터의 ‘바냐 삼촌’과 국립극단의 ‘반야아재’가 이달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먼저 링에 오른 것은 지난 7일 개막한 손상규 연출의 ‘바냐 삼촌’이다. 이서진·고아성이 데뷔 후 처음으로 공식 연극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바냐 삼촌’은 체호프의 원작을 충실하게 옮기는 데 집중했다. 이야기는 러시아의 한 시골 영지에서 펼쳐진다. 바냐는 조카 소냐와 함께 영지를 관리하며 죽은 여동생의 남편인 세레브랴코프 교수를 평생 뒷받침했다.은퇴한 세레브랴코프가 젊은 아내 엘레나와 함께 영지로 돌아오면서 시골의 일상은 균열을 맞는다. 바냐는 세레브랴코프를 위대한 학자라고 믿었고 자신이 평범한 삶을 견디는 이유도 여기서 찾았다. 하지만 세레브랴코프와 함께 살면서 그 생각은 점차 무너진다.은퇴식에 제자들이 별로 모여들지 않았다는 점, 집에서 쓰고 있는 글을 몰래 들여다보니 기대와 달리 형편없었다는 사실은 환멸을 키운다. 더군다나 자신도 젊은 엘레나에게 점차 마음을 뺏긴다.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엘레나와 같이 살 수 있었던 인생을 남을 위해 써버렸다는 후회감이 그를 뒤흔든다.지난 9일 공연에서 바냐를 맡은 이서진은 특유의 무심한 말투로 인물을 풀어냈다. 예능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 무대엔 영국 로열발레단 상주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INFRA)’와 글렌 테틀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봄의 제전’이 나란히 올랐다. 두 개 작품을 엮어 한 공연에서 연속 상연하는 ‘더블빌’ 형식이었다.국립발레단의 이번 공연은 두 무대가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 ‘인프라’가 도시의 표면 아래를 흐르는 사람들의 심연을 차가운 분위기에서 포착했다면, ‘봄의 제전’은 원초적인 에너지를 원시 부족 제의의 형식을 빌려 열광적으로 밀어붙였다.2008년 영국 런던 초연작인 '인프라'가 국내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목은 ‘아래’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가져왔다. 작품은 제목의 의미처럼 도시의 표면 아래 보이지 않는 개인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내용이다.무대 위쪽을 가로지르는 LED 전광판이 이를 직관적으로 드러냈다. LED 전광판 속 사람들은 끝없이 걸었다. 이들의 목적지는 보이지 않고 표정은 지워졌다. 내면의 흔들리는 감정을 드러낸 것은 LED 아래 무용수들이다. 누군가에게 이끌리듯 꺾이는 몸, 잠시 생기를 되찾는 듯한 움직임, 다시 중심을 잃고 심연으로 가라앉는 듯한 흐느적거림이 이어졌다.바닥 모를 절망도 형상화됐다. 귓속말로 시작된 사건이 한 인물을 추락시키고, 수많은 사람이 곁을 지나가지만 아무도 그 내면의 붕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LED는 꺼졌고 무대는 한층 밝은 기운을 되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실제 내면이 회복됐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이어지는 ‘봄의 제전’에서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원시시대로 역행했다. 무대엔 원초적 감정이 가득했
한국에서 초연하는 디즈니 뮤지컬 '겨울왕국'에 정선아, 정유지, 민경아 등이 출연한다.공연제작사 에스앤코는 '겨울왕국' 캐스팅을 이같이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작품은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자신의 힘을 두려워하며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는 엘사와 얼어붙은 왕국의 저주를 풀기 위해 언니를 찾아 나서는 엘사의 동생 안나의 여정을 그렸다.'위키드', '아이다' 등의 흥행을 이끈 정선아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 정유지가 엘사 역을 맡는다. '아이다', '시카고'에서 연기로 호평받은 민경아도 캐스팅됐다.활기차고 사랑스러운 안나 역에는 박진주, 홍금비, 최지혜가 낙점됐다. 최지혜는 알라딘의 자스민 역에 이어 디즈니 여주인공을 연이어 맡게 됐다.안나와 여정을 함께하는 크리스토프 역으로는 차윤해와 신재범이 출연하며, 쾌활한 눈사람 올라프는 정원영, 한규정, 이창호가 연기한다.오디션을 이끈 협력 연출 에이드리언 샤플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엘사와 안나의 진정한 '케미스트리'고 그 관계가 겨울왕국의 핵심"이라며 "한국 배우들이 핵심을 훌륭하게 구현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뮤지컬 '겨울왕국'은 2017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상연됐으며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고 사전 예약 기록을 세웠다.한국 첫 공연인 서울 공연은 오는 8월 13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며 내년 부산 공연이 예정돼 있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우리에게 ‘아버지’란 무엇인가. 성씨로 대물림되는 부성은 한 사람이 누구의 자식인지, 무엇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규정해온 인류사의 오래된 장치다. 부성은 가족 안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종교와 정치 권력, 나아가 사회 질서를 짜는 핵심 원리로 작동해 왔다.역사학자 어거스틴 세지윅은 <아버지의 역사>에서 서구권 문화 속 부성의 변천사를 짚어낸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헨리 8세, 토머스 제퍼슨 등 서구사의 주요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며 아버지라는 개념이 어떻게 변주됐는지를 추적한다.흥미롭게도 가부장제의 전통은 남성의 권위가 흔들릴 때마다, 혹은 기존 질서를 더는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질 때마다 새로운 부성의 모델이 등장했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위기, 기독교의 부상, 종교개혁, 유럽인의 신세계 진출, 군주제의 균열, 산업화와 근대 가족의 변화가 모두 그런 전환점이었다.플라톤은 <국가>에서 가부장을 중심으로 한 사적 가정을 해체하자고 주장하며 공동 양육을 제안했다. 가부장적 가정에서 비롯된 재산이 아테네의 정치와 정의를 타락시키고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기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자연질서 연구 등을 통해 부권을 통해 통치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밝히려고 애썼다.기독교 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아버지는 또 다른 의미를 띤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버지를 선한 가정과 사회의 출발점으로 봤다면, 아우구스티누스는 부계로 계승되는 ‘원죄’ 개념을 통해 아버지를 타락의 통로로 사유했다.그러나 여기서 부성의 권위가 약해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버지는 자녀
신간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는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40년 동안 숲에서 기록해 온 생명 관찰기다.그는 마흔의 나이에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정교수직을 내려놓고 메인주 숲속에 오두막을 지어 들어갔다. 송장벌레 부부가 자기 몸보다 큰 사체를 어떻게 옮기는지 궁금해 땅에 누워 지켜보고, 혹한 속 작은 새가 어떻게 살아남는지 확인하려고 어두운 밤 나무 위로 올라갔다.그는 어느 날 손바닥처럼 훤히 알던 메인주의 숲에서 이전엔 보지 못했던 큰까마귀를 발견했다. 이어서는 이곳에 없었던 코요테까지 나타났다. 큰까마귀는 혼자 사는 고독한 새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존재를 알리고 도움을 주고받는 사회적 존재였다. 그가 먹이를 발견했을 때 내는 특유의 ‘비명’ 소리를 녹음해 숲에 재생하자 다른 큰까마귀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이튿날에는 코요테 울음소리도 들렸다. 먹잇감을 공유한 덕분에 이들은 각자 배를 채울 수 있었다.숲에선 식물, 초식동물, 포식자, 곤충, 미생물이 복잡한 관계망을 이루고, 한 생명체의 선택은 다른 존재들의 삶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친다. 숲을 이렇게 가까이 들여다본 그는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해서도 철저한 보존과는 약간 다른 답을 제시했다. 자연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놔두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가 비판하는 것은 나무를 이용하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숲을 살아 있는 생태계로 보지 못한 채 목재 생산을 위한 공간으로만 여기는 태도다.숲은 나무의 집합이 아니라, 곤충과 새, 짐승과 균류, 죽은 생명과 새로 자라는 생명이 얽힌 세계라는 것이다. ‘나무가 숲의 주인공은 아니다’
어린이날 연휴의 영향으로 아동 분야 도서 강세를 보이며 <흔한남매 22>가 종합 1위 올랐다. 이밖에도 백희나 작가의 <구멍청>(8위), 주식회사 포켓몬·기노시타 치히로의 <포켓몬 생태도감>(6위) 등 어린이가 좋아하는 책이 강세를 보였다.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2위,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가 3위를 차지했다.최한종 기자
우리에게 ‘아버지’란 무엇인가. 성씨로 대물림되는 부성은 한 사람이 누구의 자식인지, 무엇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규정해온 인류사의 오래된 장치다. 부성은 가족 안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종교와 정치 권력, 나아가 사회 질서를 짜는 핵심 원리로 작동해 왔다. 하지만 부성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바뀌어 왔는지는 관심이 적었다. 흔들릴 때마다 새로 쓴 부성 역사학자 어거스틴 세지윅은 <아버지의 역사>에서 서구권 문화 속 부성의 변천사를 짚어낸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헨리 8세, 토머스 제퍼슨 등 서구사의 주요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며 아버지라는 개념이 어떻게 변주됐는지를 추적한다. 저자의 시각에서 ‘백인 아버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가부장제 전통을 구축해 왔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전통이 고정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남성의 권위가 흔들릴 때마다, 혹은 기존 질서를 더는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질 때마다 새로운 부성의 모델이 등장했다.아테네 민주주의의 위기, 기독교의 부상, 종교개혁, 유럽인의 신세계 진출, 군주제의 균열, 산업화와 근대 가족의 변화가 모두 그런 전환점이었다. 저자는 이 사상들이 각 인물의 개인적 경험과 깊이 맞물려 있었다고 본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가부장을 중심으로 한 사적 가정을 해체하자고 주장하며 공동 양육을 제안했다. 가부장적 가정에서 비롯된 재산이 아테네의 정치와 정의를 타락시키고 있다는 시각이다.하지만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기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자연질서 연구 등을 통해 부권을 통해 통치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신간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는 ‘우리 시대의 소로’로 불리는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40년 동안 숲에서 기록해 온 생명 관찰기다.그는 마흔의 나이에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정교수직을 내려놓고 메인주 숲속에 오두막을 지어 들어갔다. 송장벌레 부부가 자기 몸보다 큰 사체를 어떻게 옮기는지 궁금해 땅에 누워 지켜보고, 혹한 속 작은 새가 어떻게 살아남는지 확인하려고 어두운 밤 나무 위로 올라갔다.그는 애정을 가지고 파고들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는 어느 날 손바닥처럼 훤히 알던 메인주의 숲에서 이전엔 보지 못했던 큰까마귀를 발견했다. 이어서는 이곳에 없었던 코요테까지 나타났다.큰까마귀는 혼자 사는 고독한 새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존재를 알리고 도움을 주고받는 사회적 존재였다. 그가 먹이를 발견했을 때 내는 특유의 ‘비명’ 소리를 녹음해 숲에 재생하자 다른 큰까마귀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이튿날에는 코요테 울음소리도 들렸다. 먹잇감을 공유한 덕분에 이들은 각자 배를 채울 수 있었고, 낯선 미끼에 접근할 때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낮출 수 있었다.숲에선 식물, 초식동물, 포식자, 곤충, 미생물이 복잡한 관계망을 이루고, 한 생명체의 선택은 다른 존재들의 삶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친다. 하인리히는 보츠와나 오카방고 델타의 모레미 야생보호구역에선 모파네 나무들이 떼로 고꾸라진 광경을 목격했다. 모파네를 즐겨 먹는 코끼리가 주범이었다.그런데 중간 크기의 어린 모파네는 코끼리에게 쓰러져도 땅속에 뿌리가 남아 다시 살아났다. 때로는 한 그루가 서너 그루처럼 번져 자라기도 했
뮤지컬 배우 신성록·김준수·전동석·고은성이 드라큘라로 분한다.제작사 오디컴퍼니는 6일 뮤지컬 '드라큘라' 캐스팅 라인업을 공개했다.‘드라큘라’ 역에는 신성록, 김준수, 전동석이 다시 이름을 올렸고, 고은성이 새롭게 합류했다.신성록은 압도적인 존재감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김준수는 초연부터 쌓아온 상징성과 강렬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이끈다. 전동석은 깊은 저음과 드라마틱한 표현력으로 비극적 로맨스를 그려낼 예정이다. 새로 합류한 고은성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새로운 드라큘라를 선보인다.드라큘라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미나’ 역은 조정은, 박지연, 김환희가 맡는다. 조정은은 깊이 있는 해석과 가창력으로 다시 무대에 오르고, 박지연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미나의 고뇌를 풀어낸다. 김환희는 뉴 캐스트로 합류해 당당하고 진취적인 미나를 보여줄 예정이다.조연 라인업도 공개됐다. 드라큘라를 쫓는 ‘반 헬싱’ 역에는 강태을과 임정모가 캐스팅됐다. 미나의 약혼자 ‘조나단’ 역은 진태화와 임현준이 맡는다. 미나의 친구 ‘루시’ 역에는 이예은과 이아름솔이 이름을 올렸다.뮤지컬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소설을 바탕으로 400년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여인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시즌은 오는 7월 10일부터 10월 18일까지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세계 최대의 현대미술 축제인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6일 사전 공개를 시작으로 11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제61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총감독의 별세, 참여 작가 수 급감, 심사위원 전원 사퇴로 인한 황금사자상 폐지 등 예년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개막을 알렸다. ◇젊은 작가, 중동·아프리카·남미 약진올해 제61회 비엔날레의 총감독인 카메룬 태생의 큐레이터 코요 쿠오는 개막식을 볼 수 없다.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전시 준비 중 감독이 사망한 것은 비엔날레 131년 역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유족과 비엔날레 측은 쿠오의 유지를 이어받아 그가 남긴 원안 그대로 전시를 실행하기로 했다. 그녀가 정한 비엔날레 주제는 ‘In Minor Keys’. 음악의 단조(短調)를 뜻하지만, 동시에 ‘주류가 아닌 것’, ‘소수의 것’을 암시하는 제목이다.본전시의 가장 큰 변화는 참여 작가가 111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2024년 331팀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양 대신 깊이를 택했다는 게 미술계의 해석이다. 참여 작가의 특성도 확 달라졌다. 직전 두 회 비엔날레가 과거의 작가를 재조명하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90% 이상이 생존작가다. 그중 절반 이상이 1950~1980년생 중견 세대다.비엔날레의 지도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중동·아프리카·중남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본전시 작가 중 아프리카 출신 비중이 20%,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는 15%에 달한다. 근 10년간 열린 전시에 비하면 비율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카타르는 국가관이 밀집한 자르디니 공원에 신축 파빌리온을 열었다. 자르디니 공원에 신축 국가관이 들어서는 건 1995년 한국관 이후 30
어린이날을 앞두고 자녀에게 책을 선물하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서점가에서 그림책과 어린이 만화 수요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 아동 도서들이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아동 문학 거장의 작품에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백희나의 신작 <구멍청>은 이날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4월 27일~5월 3일) 4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출간 직후 빠르게 순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어린이날 선물 수요까지 겹치며 판매에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백희나는 국내 그림책을 세계에 알린 대표 작가로 꼽힌다. 2004년 <구름빵>으로 큰 인기를 얻은 그는 <장수탕 선녀님>(2012), <알사탕>(2017) 등에서 현실과 판타지가 조화를 이루는 세계관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신작 <구멍청>은 아이들의 상처를 따뜻한 상상력으로 어루만지는 작품이다. 이야기 속 달토끼들은 제대로 된 요리를 완성했을 때만 식당 문을 연다. 깊은 산속에서 자연산 구멍을 발견한 달토끼들은 여드레 밤낮 동안 정성껏 ‘구멍청’을 달인다.달토끼들은 식당을 찾은 지친 곰돌이에게 거창한 위로 대신 정성껏 달인 구멍청 한 그릇을 내준다. 백희나는 “삶에서 한 번쯤 만나는 구멍을 애써 피하지 않고, 다정히 들여다보고, 천천히 어루만지며 때로는 작은 해소로, 따뜻한 온기로 채우고 싶었다”고 전했다.종합 판매순위에는 <구멍청> 이외에도 <흔한남매 22>(1위), <포켓몬 생태도감>(5위), <어린왕자:미나리마 에디션)(7위) 등 어린이를 위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어린이날을 맞아 아동문학계 거
어린이날을 앞두고 자녀에게 책을 선물하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서점가에서 그림책과 어린이 만화 수요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 아동 도서들이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아동 문학 거장의 작품에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백희나 <구멍청> 종합 4위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백희나의 신작 <구멍청>은 이날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4월 27일~5월 3일) 4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출간 직후 빠르게 순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어린이날 선물 수요까지 겹치며 판매에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이밖에도 <흔한남매 22>(1위), <포켓몬 생태도감>(5위), <어린왕자:미나리마 에디션)(7위) 등 어린이를 위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백희나는 국내 그림책을 세계에 알린 대표 작가로 꼽힌다. 2004년 <구름빵>으로 큰 인기를 얻은 그는 <장수탕 선녀님>(2012), <알사탕>(2017) 등에서 현실과 판타지가 조화를 이루는 세계관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 손으로 만든 인형 등 미니어처 세트, 조명을 결합한 작업 방식이 돋보인다. 2020년에는 ‘어린이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영화 같은 그림책이 소재와 표정·몸짓을 놀라운 감각으로 나타낸다”고 평가했다.신작 <구멍청>은 아이들의 상처를 따뜻한 상상력으로 어루만지는 작품이다. 이야기 속 달토끼들은 제대로 된 요리를 완성했을 때만 식당 문을 연다. 깊은 산속에서 자연산 구멍을 발견한 달토끼들은 여드레 밤낮 동안 정성껏 ‘구멍청’을 달인다.달
봄기운이 완연한 5월은 공연계의 성수기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국내외 정상급 피아니스트가 대거 무대에 오르고,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연극도 줄을 잇는다.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도 5월에 이뤄진다. 뮌헨 필·빈 심포니 잇따라 공연세계 지휘계의 차세대 거장 라하브 샤니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내한 공연을 펼친다. 5~6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8일 아트센터인천,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을 번갈아 연주한다.빈 심포니는 2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체코 출신 페트르 포펠카의 지휘로 빈 사운드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드보르자크 ‘카니발 서곡’,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등을 들을 수 있다.서울시립교향악단은 8~9일 지휘자 김선욱,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와 호흡을 맞춘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8일 홍석원 지휘, 첼리스트 문태국 협연으로 ‘더 클래식 2026 시리즈2’ 무대를 마련해 엘가의 첼로 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17일 ‘거슈윈, 파리의 아메리카인’ 프로그램으로 미국 작곡가의 다양한 작품을 연주한다. 임윤찬, 2년 만의 전국 투어피아니스트 임윤찬은 2년 만에 국내 리사이틀 투어를 한다. 프로그램부터 공연장, 일정까지 임윤찬이 직접 기획했다. 슈베르트와 스크랴빈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무대다.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8일 대구콘서트하우스, 9일 부산콘서트홀, 10일 통영국제음악당, 12일 서울 예
시는 치유의 힘을 갖고 있다. 때로는 상담실의 긴 설명보다 빠르게 마음 깊은 곳에 닿는다. 신간 <불면의 밤에 읽는 치유의 시 50>은 그 힘을 믿는 책이다.저자 노먼 로젠탈은 계절적 정서장애를 처음으로 규명하고 광선요법을 개발한 미국 정신과 의사다. 그는 50편의 시를 골라 사랑과 상실, 노화와 죽음 등 삶의 장면에서 시를 통해 도움받는 방법을 제시한다. 고두현 시인이 번역했다.각 시의 해설에서 화자의 감정 구조를 짚어내고, ‘마음 처방전’을 건넨다. 저자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맞이한 독자들에게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의 시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를 권한다.시인은 세상을 떠난 이가 천 갈래 바람이 되고, 눈송이가 되고, 햇빛이 되고, 잔잔한 가을비가 돼 우리 곁에 머문다고 노래했다. “자연의 여러 모습처럼 죽은 이들을 떠오르게 하는 온갖 움직임에 반응해 그들을 기억하라”최한종 기자
과거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은 쿠데타였다. 민주화가 뿌리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가난한 나라에서 주로 벌어지던 일이었다. 쿠데타는 감출 수도 없었다. 탱크가 거리로 나오고 권력이 한순간에 뒤집히는 장면은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위협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가 유권자의 지지를 등에 업고 독립적이어야 할 법원을 권력의 무기로 삼거나, 언론을 검열하고 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스스로 갉아먹는 민주주의미국정치학회장을 맡고 있는 수전 C. 스토크스 시카고대 정치학과 석좌교수는 <백슬라이더>에서 베네수엘라, 튀르키예, 세르비아, 브라질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미국에서도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쿠데타가 갑작스러운 폭발처럼 일어나 숨길 수 없는 사건이었다면 ‘민주주의 침식’은 은밀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시민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즉각 알아차리기 어렵다.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민주주의 침식을 ‘수직적·수평적 책임성의 약화’로 규정한다. 수직적 책임성은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권력자를 끌어내릴 수 있는 힘이고, 수평적 책임성은 의회, 법원, 독립기관 등 공적 기구가 권력을 견제하는 장치다. 민주주의가 침식된다는 것은 이 두 축이 동시에 무너진다는 의미다.유권자가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기 어려워지고, 정부 기관과 독립 기구도 권력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 저자는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또 유권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는지를 파헤친다.그는 우선 소득 격차
‘마땅하다, 존중, 다른 사람, 경멸’. 이 단어들로 최대한 빠르게 문장을 만들어 보라. 모든 단어를 다 쓸 필요는 없다.어떤 문장이 완성됐는가. ‘다른 사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라고 썼다면 ‘악의 본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경멸스럽다’는 식의 문장이 나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저런 악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좌우하는 ‘다크팩터’(D-인자)가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신간 <다크팩터> 우리 안에 숨은 악의 본성을 탐구한다. 독일 심리학자 벤야민 E. 힐비히 등이 썼다. 저자들은 악한 성격 특성과 행동들의 밑바닥에 하나의 공통된 성격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이를 ‘D-인자’로 명명했다.D-인자는 타인의 희생을 발판 삼아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성향이다. 심지어 타인에게 고통을 가함으로써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 이 성향은 그러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신념과도 맞닿아 있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믿음, 타인이 나를 착취하려 한다는 불신 등이다.저자들은 D-인자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을 직접 개발했다. 단어 조합 방식보다 정확도를 크게 높인 도구다. 설문조사는 책에 적혀 있는 웹사이트에서 한국어로도 해볼 수 있다. 책은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무엇이 D-인자의 차이를 만드는지, D-인자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나아가 삶의 만족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D-인자 수치가 높았고,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육 수준이나 지능, 소득과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D-인자의 개
영화 원작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앤디 위어 지음)가 5주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하며 4월 내내 1위를 지켰다. 어린이 베스트셀러 시리즈 <흔한남매 22>가 2위, <포켓몬 생태도감>이 7위를 차지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자녀용 도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드라마 대본집 <21세기 대군부인 대본집 세트>가 3위에 올랐다.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는 4위를 차지하며 흥행세를 이어갔다.최한종 기자
시는 치유의 힘을 갖고 있다. 때로는 상담실의 긴 설명보다 빠르게 마음 깊은 곳에 닿는다. 신간 <불면의 밤에 읽는 치유의 시 50>은 그 힘을 믿는 책이다.저자 노먼 로젠탈은 계절적 정서장애를 처음으로 규명하고 광선요법을 개발한 미국 정신과 의사다. 그는 50편의 시를 골라 사랑과 상실, 노화와 죽음 등 삶의 대표적인 장면에서 시를 통해 도움받는 방법을 제시한다. 고두현 시인이 번역을 맡았다.이 책은 각 시의 해설에서 화자의 감정 구조를 짚어내고, 여기서 나오는 ‘마음 처방전’을 독자에게 건넨다. 저자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맞이한 독자들에게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의 시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를 권한다. 시인은 세상을 떠난 이가 천 갈래 바람이 되고, 눈송이가 되고, 햇빛이 되고, 잔잔한 가을비가 돼 우리 곁에 머문다고 노래했다. 저자는 “자연의 여러 모습처럼 죽은 이들을 떠올르게 하는 온갖 움직임에 반응해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 큰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시를 가장 깊이 즐기는 법도 소개한다. 무엇보다 소리 내어 읽기를 권한다. “소리 내 읽는 행위는 묵독과는 다른 신경, 근육,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체험을 선사한다”는 설명이다. 여러 번 반복해 읽고, 다른 사람의 낭송을 들어보는 것도 시를 약으로 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마땅하다, 존중, 다른 사람, 경멸’. 이 단어들로 최대한 빠르게 문장을 만들어 보라. 모든 단어를 다 쓸 필요는 없다.어떤 문장이 완성됐는가. ‘다른 사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라고 썼다면 '악의 본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경멸스럽다’는 식의 문장이 나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저런 악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좌우하는 ‘다크팩터’(D-인자)가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신간 <다크팩터> 우리 안에 숨은 악의 본성을 탐구한다. 독일 심리학자 벤야민 E. 힐비히, 모르텐 모스하겐, 잉고 제틀러가 함께 썼다. 저자들은 다양한 악한 성격 특성과 악한 행동들의 밑바닥에 하나의 공통된 성격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이를 ‘D-인자’로 명명했다.D-인자는 타인의 희생을 발판 삼아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성향이다. 심지어 타인에게 고통을 가함으로써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 이 성향은 그러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신념과도 맞닿아 있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믿음, 타인이 나를 착취하려 한다는 불신 등이다.저자들은 D-인자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을 직접 개발했다. 단어 조합 방식보다 정확도를 크게 높인 도구다. 설문조사는 책에 적혀 있는 웹사이트에서 한국어로도 해볼 수 있다. 책은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무엇이 D-인자의 차이를 만드는지, D-인자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나아가 삶의 만족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D-인자 수치가 높았고,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육 수준이나
과거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은 쿠데타였다. 민주화가 뿌리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가난한 나라에서 주로 벌어지던 일이었다. 쿠데타는 감출 수도 없었다. 탱크가 거리로 나오고 권력이 한순간에 뒤집히는 장면은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위협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가 유권자의 지지를 등에 업고 독립적이어야 할 법원을 권력의 무기로 삼거나, 언론을 검열하고 폐쇄하고 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스스로 갉아먹는 민주주의미국정치학회장을 맡고 있는 수전 C. 스토크스 시카고대 정치학과 석좌교수는 <백슬라이더>에서 베네수엘라, 튀르키예, 세르비아, 브라질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미국에서도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쿠데타가 갑작스러운 폭발처럼 일어나 숨길 수 없는 사건이었다면 ‘민주주의 침식’은 은밀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시민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즉각 알아차리기 어렵다.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스토크스는 민주주의 침식을 ‘수직적·수평적 책임성의 약화’로 규정한다. 수직적 책임성은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권력자를 끌어내릴 수 있는 힘이고, 수평적 책임성은 의회, 법원, 독립기관 등 공적 기구가 권력을 견제하는 장치다. 민주주의가 침식된다는 것은 이 두 축이 동시에 무너진다는 의미다.유권자가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기 어려워지고, 정부 기관과 독립 기구도 권력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 스토크스는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또 유권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는지를 파
배우 윤여정과 송강호가 부부로 깜짝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 시즌 2’가 뜨겁다.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사진)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1981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성진은 생후 9개월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국에 돌아와 초등학교 3~5학년을 보낸 뒤 다시 미국으로 갔다. 한때 ‘소니 리’라는 영어식 이름을 썼다. 미국 사람이 이성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서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 처음 작가로 이름을 올린 작품은 2008년 미국 시트콤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이다. 그는 ‘아웃소스드’ ‘실리콘밸리’ ‘데이비드’ 등에서 각본 작업을 맡으며 존재감을 꾸준히 키웠다.‘성난 사람들’은 그가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은 대표작이다. 2023년 4월 공개 직후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2024년 골든글로브 TV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 등 3관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크리틱스초이스 4관왕, 에미상 8관왕을 차지했다.이 작품의 출발점은 그가 로스앤젤레스에서 겪은 ‘로드레이지’(난폭운전) 경험이었다. 이성진은 서로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자기 상처를 키우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최한종 기자
“번역 영역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은 시대적 요구입니다. AI와 공진(共進)하는 고급 번역가 인력을 양성하겠습니다.”한국 문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번역인력을 양성하는 한국문학·문화예술콘텐츠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이 본격 추진된다. 2027년 개교가 목표다.한국문학번역원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설립 계획과 비전 등을 발표했다.설립추진위는 총 9인으로 구성됐다. 시인 나태주·도종환·문정희, 소설가 은희경·황석영, 문학평론가 권영민·유성호, 영화 '기생충' 번역가 달시 파켓 등이 참여한다. 한국문학에 꾸준한 후원을 이어온 박은관 시몬느 회장도 추진위에 함께한다.한국문학번역원은 2008년부터 국내 유일의 한국문학·문화콘텐츠 전문 번역 교육과정인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지금까지 16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2년의 전문적 교육과정 이수 후에도 학위가 없는 터라 학위 기반의 전문 경력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또 비학위 과정으로 운영되는 탓에 우수 교수진과 학생 유치에도 한계가 있고, 국내외 대학 및 유관기관과 협력에도 어려움이 있었다.이에 번역원은 더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전문 번역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문학진흥법에 따라 번역아카데미를 석사과정으로 전환하는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부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계획서를 제출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번역대학원대학교는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7개 전공 석사과정을 운영한다. 향후 박사(후)
"뮤지컬을 잘 써도 얼마를 벌 수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진입 자체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죠."한정석 뮤지컬 작가는 27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뮤지컬 분과 회의에서 창작자들이 겪는 불확실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정작 작품을 쓰는 창작자들은 작품이 어떤 보상으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문제는 창작자들이 생계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작가는 "이 일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내 삶을 걸어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이날 회의에서는 표준계약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 작가는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는 신인 창작자에게 적용되는 표준 요율이 있어 이를 기반으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지만 뮤지컬계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조건이) 적정한지 판단하기 어려워 일단 계약을 체결한 후 나중에야 불리한 조건임을 알게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이성훈 쇼노트 대표도 "표준계약서를 만든 지 10년이 지났고, 지금까지 산업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며 "창작자의 권익뿐 아니라 시장 변화까지 반영한 '표준계약서 2.0'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회의에서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뮤지컬 산업의 인력 양성·저작권 보호·인프라 확충 등을 담은 뮤지컬산업진흥법이 올해 안으로 제정되도록 국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뮤지컬산업진흥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본회의까지 상정됐지만, 2024년 5월까지 이렇다 할 논의 진척이 없이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어린이책은 뮤지컬 등 수많은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성인 도서만큼의 수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습니다.”출판업계는 27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출판 분과 회의에서 어린이 도서 수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이금이 작가를 비롯해 국내 어린이 도서 작가들의 해외 활동이 굉장히 활발한데 그에 비해 지원이 적다”고 했다.한국 어린이책에 대한 해외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도서 행사인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는 한국 그림책이 주요 전시의 중심에 서고 있다. 최근 이금이 작가는 볼로냐 도서전 개막식에서 발표되는 안데르센상 글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다만 어린이책은 구조적으로 수출이 까다로운 분야로 꼽힌다. 아동 도서와 관련해선 각국이 자국 문화와 언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우선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성인 도서만큼의 수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업계에선 돌파구를 콘텐츠 확장에서 찾고 있다. 김 대표는 장편 동화 <긴긴밤>처럼 도서를 원작으로 한 공연이 다시 도서 판매와 해외 진출 논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졸업 작품으로 뮤지컬을 올리고 싶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이후 제작사가 보고 사업화로 이어졌다”며 “지금은 세 번째 시즌까지 이어지면서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잘 되다 보니 도서 판매로도 이어지고 있고, 아시아와 해외 진출까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공연은 영화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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