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친구 대신 운전자 행세를 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면허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친구 대신 운전자 행세를 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면허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친구 대신 운전자 행세를 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항소4부(이영화 부장판사)는 무면허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친구를 대신해 운전자 행세를 한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A씨(33)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4개월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2월 경북 구미시에서 무면허 상태였던 친구 B씨가 운전하는 차에 동승했다. 당시 B씨는 주차돼 있던 차량 3대를 들이받아 수리비 850여만원 상당의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다.

B씨가 접촉사고를 내고 달아나자 같은 달 23일 경찰에 출석한 A씨는 마치 자신이 운전을 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처럼 허위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CCTV 영상 등을 통해 실제 범행자가 B씨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A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1심에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판결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인을 숨겨준 것은 죄질이 좋지 않고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을 저해해 엄벌이 필요하다"면서 "피고인은 적극적으로 허위진술을 하면서 수사를 방해했고, 자칫 B씨가 처벌을 면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피고인은 특수상해죄 등으로 실형을 비롯해 다수의 형사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및 집행유예 기간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