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메인 포스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메인 포스터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외신이 주목하는 '오징어 게임'의 인기 요인은 경제 격차가 심하고 불평등한 한국 사회상을 투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가디언은 "작품 속 살인 게임이 끔찍하다고 해도, 끝없는 빚에 시달려온 이들의 상황보다 얼마나 더 나쁘겠는가"라며 "등장인물의 과거를 다룬 에피소드는 모두가 불운 끝에 빚을 지게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고 평했다.

사채, 폭력, 이혼 등 다양한 사건은 우리가 살아가며 접할 수 있는 상황들로 구성돼 있다. '오징어 게임' 속 사건에는 어떤 법률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이인철 변호사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Q : "딱지치기 내기를 해서 기훈이 이기면 10만 원을 받고 지면 따귀를 맞습니다. 따귀를 맞고 난 후 폭행죄로 상대를 처벌할 수 있을까요?"

A : '허용된 위험'이라는 법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법에도 가벼운 폭행 정도까지는 유효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스포츠 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돈 받고 스포츠 경기를 하는 격투기도 있잖아요. 그게 다 불법은 아니죠. 격투기를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을 때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다치기도 하는데요 그게 왜 허용이 될까요. 일단 서로가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동의했고 또 스포츠 경기나 내기 폭행 정도까지는 법에서 동의하면 처벌을 안 합니다. 근데 예를 들어서 동의했다고 해서 뭐 따귀 한 대 정도 때리는 게 아니라 흉기를 휘둘러서 그 사람을 다치게 했다? 그런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에서는 스포츠 경기나 따귀 등 가벼운 폭행까지는 상대방이 동의하면 처벌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사람을 심하게 다치게 한 경우, 예를 들어 사지를 절단했다든지 아니면 뭐 심한 폭행을 해서 그 사람을 크게 다치게 했다든지 그러면 상해죄가 될 수 있습니다. 상해죄나 중상해죄 이런 건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죽이는 건 어떨까요? '오징어 게임'을 보면 게임에 탈락하는 사람은 다 죽죠. 그런 게 실제 허용될까요? 안 되죠.

물론 이 게임에서 처음에 사람들이 죽는지 몰랐잖아요. 그때는 몰랐다고 쳐요. 몰랐으면 당연히 불법이 되는데 동의도 안 했는데 죽였습니다. 그다음 게임부터는 알고서 게임 참가한 거 아닙니까! 게임에 탈락하면 다른 사람이 죽을 수 있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을 죽이기도 하죠. 이게 살인죄 아닙니까? 근데 묵시적으로 동의한 거 아니에요! 게임에 예를 들어서 지면은 죽을 수도 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걸 동의를 받고 그 사람을 죽여도 될까요? 안 되죠! 아무리 동의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죽이면 절대로 안 됩니다. 우리 형법에는 다른 사람의 동의로 타인을 죽인 경우 이를 처벌하는 촉탁·승낙에 의한 살인죄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설령 ‘나 죽여줘!’ 한다 해도 그 사람을 죽이면 촉탁·승낙에 의한 살인죄로 엄중하게 처벌받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예를 들어서 자살하려고 할 때 이를 도와주는 건 괜찮을까요? 그것도 처벌받습니다. 자살관여죄 자살방조죄라고 해서 가족이라든지 직장 동료라든지 그런 긴밀한 사람 같은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이 예를 들어서 죽으려 한다면 그러면 그 사람을 구할 의무가 있습니다. 근데 모르는 사람을 구할 의무가 법적으로 있을까요?

종교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이라고 하잖아요. 종교상 도의상으로는 구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그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고 처벌되지는 않아요. 근데 외국에는 처벌 규정이 있는 나라가 있어요. 그걸 뭐라고 하느냐 ‘선한 사마리아인법’ 위기에 처한 사람,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깡패들한테 맞고 있다든지 가정 폭력을 당하고 있다 아니면 뭐 죽으려고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하지 않으면 처벌된다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은 우리나에 도입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봅니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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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징어 게임' 법률 상식…빚 때문에 쓴 신체포기각서 효력 있을까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