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비운 틈에 일어난 일" 무죄 주장…법원 "예견 가능" 판단
"민증 갖고 올게요" 몰래 들어가 술 마신 청소년…업주 벌금형
유흥주점 주인의 눈을 피해 주점에 몰래 들어가 먼저 들어가 있던 일행과 합석한 청소년에게 술을 판 주인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는 청소년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5일 밤 청소년인 B(18)씨를 주점에 출입하게 하고, 술을 판매한 혐의로 내려진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법정에서 B군이 신분증 검사를 피하고자 '신분증이 차에 있으니 가지러 차에 갔다 오겠다'고 거짓말한 뒤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주점에 들어가 술을 마셨기 때문에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증거 조사 결과 A씨의 말처럼 B군이 일행과 주점에 출입하려다가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오겠다며 나간 뒤 몰래 들어갔고, 이후 B군 등은 술을 추가로 주문해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술을 마시면서 어울려 놀았다.

재판부는 A씨가 B군이 나중에 주점에 들어와 일행들과 합석해 술을 마실 것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나이 확인 의무를 어기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혼자 주점을 운영하며 모든 손님의 출입을 감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B군의 말을 듣고도 출입 확인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호출을 받았을 때도 B군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받거나 술을 가져다주고는 방에서 나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