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등에서 음악을 틀며 입장객들의 흥을 돋우는 DJ는 근로자일까 아닐까. 월급을 받고 일했다면 출연자가 아닌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5부(이경희 부장판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월급을 받는 나이트클럽 디제이는 근로자”라며 “피고인이 디제이 공연 일정을 결정하고 시간표를 작성한 점 등을 고려할 때 B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충남 지역에서 한 관광나이트클럽(유흥주점업)을 운영하던 A씨는 DJ B씨를 포함한 16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었다. B씨는 2016년 5월께부터 이곳에서 일하며 매월 300여만원을 받았다.
비교적 일정한 시간에 출근해 클럽 영업을 마칠 때까지 디제잉을 했다. 손님들의 음악 반응이 썩 좋지 않으면 사장 A씨가 B씨에게 선곡을 변경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가끔 무대 관리 업무도 지시했다.

2년 넘게 이곳에서 일한 B씨는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기로 한 뒤 A씨에게 퇴직금 890만원 상당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 이후 A씨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B씨가 출연자가 아닌 근로자라고 봤다. 때문에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하고 벌금 150만원도 부과했다. 항소한 A씨는 “디제이는 출연자여서 퇴직금을 줘야 할 이유가 없다”라거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어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도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2심 재판 중 B씨에게 퇴직금을 모두 준 점을 고려해 150만원 벌금형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