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책임자 규명 일단락…참사의 배경이 된 업체선정·재개발 비위 등 과제
'50일째 만에 반환점' 붕괴참사 수사…"재개발 복마전 집중"
광주경찰청 수사본부가 철거 건물 붕괴 참사의 원인과 책임자 규명 수사 성과를 참사가 발생한 지 50일째인 28일 발표했다.

불법 철거가 붕괴 참사로 이어졌다는 원인을 규명했고, 9명 입건·5명 구속 등 책임자 처벌도 성과를 냈지만, 참사의 배경으로 지목된 재개발 비위 관련 수사는 남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8일 철거건물 붕괴 참사 관련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남은 수사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수사본부는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업체 선정과정과 재개발 사업 관련 비위를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 브로커 공사 수주 과정 금품 수수 행위 ▲ 수주업체 간 입찰 담합과 불법 재하도급 ▲ 재개발 조합 자체의 이권 개입 ▲ 재개발 자체 비리 등을 수사해 책임자를 가려낸다.

특히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비위는 무리한 철거 공사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중요 수사 분야다.

경찰은 계약 체결과정의 불법 금품수수,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도 않고 지분만 챙기는 입찰 담합행위, 다단계식 불법 재하도급으로 인한 비상식적인 공사 대금의 선정 등을 우선 수사하고 있다.

'50일째 만에 반환점' 붕괴참사 수사…"재개발 복마전 집중"
현재까지 14명을 입건했고, 이 중 브로커 1명을 구속하는 데에 그쳐 수사는 초기 단계다.

14명 입건자는 공사 수주업체 관계자 8명, 조합 관계자 4명, 브로커 2명 등이다.

경찰은 공사 수주 업체와 브로커들 사이에 수억 원대 금품이 오가고 입찰 담합 등 불법 행위가 이뤄진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

브로커 관련해서는 업체선정 알선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확인된 브로커 B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고, 해외로 도주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 등에 대해서도 송환이나 자진 귀국을 추진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입찰 담합과 불법 재하도급 관련해서는 3곳 업체들이 각각 3~5개 이름의 업체 이름으로 계약 수주에 참여했거나 실제 공사에 관여하지 않고 이익만 챙긴 '지분 쪼개기'한 정황 등을 확인하고 있다.

불법 재하도급 관련해서는 50억원에 수주한 일반 철거를 12억원 상당으로 재하도급했고, 22억원에 수주한 석면 철거도 4억원에 재하도급한 내용을 확인, 불법·부실 공사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여기에 브로커에게 사업 수주를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업체들이 실제 계약 수주에 성공해 알선과 청탁이 성공한 것으로 판단, 각종 계약의 주체인 시공사와 조합 측에 대해서도 관련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

이 밖에도 보류지 정관계 로비설, 건물 쪼개기 방식 분양권 확보 등 여러 추가 의혹에 대해서도 향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재개발 조합 비리와 지역 정치인 공무원 유착 의혹 등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분석해야 할 증거가 많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원인·책임자 규명 수사가 일단락된 만큼 재개발조합 비위 등 혐의에 대해서도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