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심사는 26일 오후에 할 듯…문화재청 "21개 위원국 설득 중"
세계유산위원회 모레 개막…'한국의 갯벌' 등재는 오리무중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할 세계유산위원회(WHC)가 이번 주말 막을 올린다.

14일 유네스코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가 16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개최 장소는 중국 푸저우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실상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돼 2년 만에 열리게 됐다.

위원회는 각국이 신청한 유산의 등재 여부를 비롯해 다양한 안건을 논의한다.

◇ 자문기구 '반려' 권고 갯벌, 등재 성공할까
대한민국의 15번째 세계유산 후보인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에 있는 갯벌을 묶은 유산이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두 유산 성격을 모두 지닌 복합유산으로 나뉜다.

'한국의 갯벌'은 자연유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유산위원회 누리집이 공지한 시간표를 보면 '한국의 갯벌'은 26일 오후 6시 30분 이후에 심사를 받는다.

'한국의 갯벌' 등재 가능성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세계자연유산 자문·심사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한국의 갯벌'을 실사한 뒤 '반려' 권고를 했다.

자문기구는 각국이 신청한 유산을 심사한 뒤 '등재 권고'(Inscribe)·'보류'(Refer)·'반려'(Defer)·'등재 불가'(Not to inscribe) 등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택한다.

그중 '등재 권고'를 받으면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되지만, 이외 결과를 받으면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2018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사 오아시스'와 독일 '나움부르크 성당'이 자문기구로부터 '등재 불가' 권고를 받고도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갯벌의 등재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반려' 권고를 받은 유산을 철회하지 않고,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를 시도하기는 처음"이라며 "온라인으로 21개 위원국과 교섭해야 해서 쉽지는 않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국에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충족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멸종 위기에 처한 철새 보호를 위해 갯벌 등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라는 세계유산위원회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유산' 관련 결정문은 이미 당사국 간에 조율된 상태여서 토의 절차 없이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계유산위원회 모레 개막…'한국의 갯벌' 등재는 오리무중
◇ 이미 등재 '합격점' 받은 세계유산 후보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와 올해 접수한 세계유산 후보를 모두 심사한다.

이미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약 20건이다.

일본은 자연유산 '아마미-오시마섬, 도쿠노시마섬, 오키나와섬 북부, 이리오모테섬'과 문화유산 '일본 북부의 조몬 선사시대 유적'이 '등재 권고'를 받았다.

'아마미-오시마섬, 도쿠노시마섬, 오키나와섬 북부, 이리오모테섬'은 2019년 자문기구로부터 '반려' 권고를 받아 일본 정부가 철회한 뒤 재신청했고, '일본 북부의 조몬 선사시대 유적'은 홋카이도와 도호쿠(東北) 지방에 있는 신석기시대 유적을 뜻한다.

중국 '취안저우'와 프랑스 '코르두앙 등대', 이탈리아 '파도바 스크로베니 예배당', 페루 '찬키요 태양 관측소와 제사 유적', 우루과이 '건축가 엘라디오 디에스테의 작품, 아틀란티다 교회' 등도 등재가 확실시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167개국에 1천121건이 있으며, 중국과 이탈리아가 가장 많은 55건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