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강' 건너자던 이준석, 대구서 "미래 얘기하고 싶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를 방문해 민심잡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특히 이 지역 스타트업 창업자와 공학도들을 잇달아 만나는 등 과학과 기술에 방점을 둔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달 3일 대구에서 열린 당 대표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지역민들에게 '탄핵의 강'을 건널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이날 행보는 이젠 과거가 아닌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을 원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역 언론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제는 대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대구에 오면 당연히 방문해야 할 곳으로 인식됐던 곳들도 소홀하진 않겠다.

그러나 반복적인 방문으로 대구시민 중 일부가 제게 미래를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전 첫 일정으로 항일 의병 활동을 한 임용상 선생 등 독립유공자 52명의 묘역인 국립신암선열공원에 참배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당 활동을 하면서 다소 조명받지 못한 애국지사를 돌아보고, 전직 대통령 위주의 참배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라고 참배 배경을 설명하며 종전과는 다른 각도에서 지역을 돌아보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삼성 창조캠퍼스에서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서는 지역 투자·창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어 지역 창업 활성화에 관심을 많이 가졌으나, 정부에서 하던 일이 계승되는 부분도 있는 반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며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아서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계명대 자율주행차 동아리(BISA) 소속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학생들의 연구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산학협력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차나 여러 가지 인공지능 코딩을 하다 보면 난해한 지점이, 악마의 선택 같은 걸 해야 할 때가 있지 않으냐. 차량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거리에 두 사람이 있으면 어느 방향으로 핸들을 꺾어야 하나"라고 묻는 등 공학과 윤리의 문제를 놓고 학생들과 토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후 서문시장을 방문해서는 파전과 꽈배기를 사 먹는 등 1시간 동안 상점들을 다니며 시민들을 만났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 정책, 경제에 관한 큰 방향 전환은 대선에서 이뤄진다"며 "저희 당과 당 밖의 대선주자들이 서문시장을 자주 찾아올 텐데 공약했으면 하는 좋은 사항을 많이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