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에리카, 지능형로봇 특화교육 통합 플랫폼 구축"
첨단 학문일수록 인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신생 분야이면서 다양한 학문을 융·복합해야 하는 지능형 로봇 분야도 마찬가지다. 박태준 한양대 에리카 지능형로봇 혁신공유대학사업단장(사진)은 “각 대학의 한정된 자원을 통합해 지능형로봇 분야의 부족한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며 “지능형로봇 혁신공유대학으로서 전국 대학을 잇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능형로봇 혁신공유대학은 전국 대학에 흩어져 있는 관련 학과를 아울러 어느 대학에서나 지능형로봇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든 교육 시스템이다. 7개 대학의 전문가가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원격으로 강의를 제공한다.

커리큘럼은 로봇기구·로봇전장·로봇제어·로봇지능·로봇자동화(프로그래밍) 5개 과정으로 이뤄졌다. 박 단장은 “전국 어느 대학에서나 동일한 수준의 강의를 받을 수 있다”며 “메타버스 등 첨단 기법을 활용한 원격 강의 플랫폼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1~3학년까지 초·중급 과정을 이수한 후 마지막 2~3학기는 각 대학에 마련된 고급과정을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한다. 학부에서 전공을 공부한 뒤 로스쿨을 거쳐 전문 법조인이 되는 것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혁신공유대학은 전국의 각 대학이 갖춘 인프라와 강점을 공유하는 데 집중한다. 작년 기준으로 각 대학의 지능형로봇과 관련된 학과는 36개에 달했고, 올해에는 51개로 크게 늘어났다.

각 학과는 지역별 특화산업과 연계돼 저마다 특성을 지니고 있다. 중부권은 바이오 헬스, 호남권은 광·전자, 영남권은 기계부품·해양에 특화돼 있다. 박 단장은 “대학들이 보유한 특성을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엮어 모든 자원과 성과를 공유하고 싶다”며 “SHARE(Shared AI-Robotics Education)스쿨이라는 별칭이 만들어진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한국식 지능형 로봇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지능형 로봇 분야에서는 애플이나 구글, 테슬라 같은 공룡기업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기회가 충분하다는 이유다. 그는 “우리나라는 집중력과 응용력을 겸비해 융합 산업에서 큰 강점이 있다”며 “적절한 투자만 지속된다면 세계의 지능형 로봇 시장을 지배하는 플랫폼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탄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