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인들, 저용량 아스피린 남용 심각"

심근경색, 뇌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 예방 목적으로 쓰이는 저용량 아스피린이 남용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의대 내분비내과 전문의 리타 칼리야니 박사 연구팀이 미국 연방 건강조사에 참가한 60세 이상 7천100명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2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61.7%가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었고 당뇨병이 없는 노인도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비율이 42.2%나 됐다.

당뇨병이 있는 노인 중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 사이에는 아스피린 복용 비율이 차이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지 않은 노인들도 20% 이상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었다.

특히 80세 이상은 50%를 넘었다.

1차 심뇌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아 성별의 차이가 있었다.

미국 심장학회(ACC: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와 미국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심근경색, 뇌졸중을 겪었거나 또는 개심술(open heart surgery)을 받은 일이 있는 사람만 재발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혈전이 원인인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혈전 재발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인 저용량 아스피린이 처방된다.

그러나 아스피린은 위장관 또는 뇌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이러한 위험은 더 커진다.

아스피린은 최초의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없다는 일부 임상시험 결과도 있다.

미국 다트넷 연구소(DARTNeT Institiute: Distributed Ambulatory Research in Therapeutics Network)의 윌슨 페이스 박사는 논평을 통해 지금까지 나타난 증거들을 보면 이렇게 높은 아스피린 복용률은 정당화할 수 없으며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피린이 심장동맥 협착이나 심근경색 또는 뇌경색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재발 방지 효과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최초의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지는 불투명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흡연,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10년 내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에 대한 저용량 아스피린 투여를 강력히 지지하는 지침들이 나왔지만 최근 임상시험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제는 내출혈 위험요인이 없는 40~70세 연령층에만 선별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이 권고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70세 이상 노인들은 저용량 아스피린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