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에 없는 인사말 도중 '울컥'…"이제야 살아남은 자 도리"
6·10 민주항쟁 기념식…"국가폭력에 상처입은 분들 응어리 풀어드려야"
김총리 "종철이가 갔던 남영동, 국민품으로"(종합)
김부겸 국무총리는 10일 6·10 민주항쟁 34주년을 맞아 "오랜 세월을 참고 견디며 완전한 명예회복의 날만을 기다린 분들의 응어리진 가슴을 이제는 풀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죽음들이 있다.

아직도 국가 폭력에 입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분들도 계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또 "뜨거웠던 6월의 정신은 촛불로 계승돼 역사를 전진시켰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위기 속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빛을 발하며 전 세계의 귀감이 됐다"고 했다.

그는 "공동체를 향한 깊은 애정과 넉넉한 포용 속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며 "민주주의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더 나은 길을 찾는 아름다운 여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총리는 기념사 낭독에 앞서 원고에 없는 즉석 연설을 통해 남영동 대공분실 자리에 민주인권기념관이 들어서는 데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 총리는 "그 많은 선배들이 비명을 질렀던 이곳 남영동이, 또 종철이가 갔던 이 남영동이, 드디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목이 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받다 숨졌으며, 이는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김 총리는 "마침내 이 자리에서 민주와 인권을 존립 목적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가 민주인권기념관의 첫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제 겨우 살아남은 자들의 도리를 조금씩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고(故) 계훈제 선생, 김근태 전 의원, 강경대 열사 등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 이날 정부포상을 받은 유공자 29명의 이름을 한명 한명 호명하기에 앞서 "우리 한열이 장례식을 치르던 그해 7월, 막 감옥에서 나오셨던 문익환 목사님께서 부르셨던 그 절규라고 생각하고 들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총리 "종철이가 갔던 남영동, 국민품으로"(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