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동 아파트 2곳 추진위 구성…다른 아파트 2곳도 관심 갖고 움직임
시 "노후 아파트 늘며 리모델링 수요 증가 예상…기본계획 용역 착수"
"주거환경 개선·주차공간 넓히자"…창원노후아파트 리모델링 붐
올해 들어 경남 창원의 일부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면 재건축이 아닌 '재건축형 리모델링' 추진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9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성산구 상남동에 있는 42개동 6천252가구 규모 성원토월그랜드타운(1994년 준공)은 지난 4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정비업체 선정을 마친 다음 설계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낡고 협소한 주차환경 등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자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아파트를 탈바꿈시켜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차공간이 가구당 0.6대 정도에 불과해 "오후 5시만 돼도 주차할 곳이 없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는 게 한 주민 설명이다.

추진위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1층 규모 주차장을 지하 3층까지로 확장하고 지상을 공원화하거나, 신축 아파트들처럼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소요되는 주민 분담금 완화를 위해서는 별도의 건물 건립(별동 증축) 또는 기존 건물 옆에 새 건물을 붙여 세우는 방식(수평 증축) 등으로 세대수를 늘리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조합 설립은 내년 초 마무리하는 것으로 목표하고 있다"며 "완공된 지 만 27년이 돼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파트를 변화시키자는 욕구가 높다"고 말했다.

상남동 대동아파트(토월대동)도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지난 8일 창원시 주택정책과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는 아파트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23개동 2천810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도 1994년 준공된 노후 아파트다.

그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됐지만, 창원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가시화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추진위가 구성된 상남동 2개 아파트 외에 대방동·팔룡동 일부 노후 아파트 단지에서도 리모델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민들끼리 구성한 일종의 임의단체인 리모델링 추진위 단계를 넘어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한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는 리모델링 주택조합 인가를 받았거나 인가 신청을 한 창원 시내 아파트 단지는 현재까지 단 한 곳도 없다.

시는 일부 시내 아파트가 노후화되는 실정을 고려해 도시재생 관점에서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을 찾기로 하고 지난달부터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시는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이 무분별하게 진행될 경우 급격한 이주 수요 발생 등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리모델링 가능 단지 현황, 기존 기반시설에 대한 영향, 공공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지방에서는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를 바꿔보자는 관심이 커진 것 같다"며 "노후 아파트도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리모델링 수요가 더 생길 것으로 보고 기본계획 수립을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는 다르다.

기본 뼈대를 유지하면서 평면을 앞뒤 또는 좌우로 늘려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리는 일이 가능하다.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들거나 더 넓힐 수도 있다.

준공 15년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다.

재건축보다 인허가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사업 추진이 비교적 쉬운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