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절반은 결혼하지 않는 ‘비혼’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체 가구에서 셋 중 하나는 1인 가구로, 이 중 대부분(72.1%)은 “앞으로도 혼자 살겠다”고 답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인 가구↑…20대 절반 ‘비혼·동거’ 동의

30일 여성가족부가 5년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제4차 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30.4%로 나타났다.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15.8%, 2015년 21.3%로 계속 상승해 왔다. 평균 가구원 수는 2.3명으로 2인 이하 가구가 전체의 6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의 비중은 31.7%로 지난 조사(44.2%)보다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수용하는 비율이 늘었다. 비혼(독신), 비혼 동거, 무자녀에 대한 수용도가 2015년 조사보다 높아졌다. 전체의 34.0%는 비혼에 동의했고, 26.0%는 비혼 동거에 동의했다.

특히 20대에서 지난 조사에 비해 변화 폭이 컸다. 20대의 비혼 동의율은 2015년 37.0%에서 지난해 53.0%로 치솟았다. 20대가 비혼 동거와 무자녀에 대해 동의한 비율은 2015년 25.3%, 29.1%에서 지난해 46.6%, 52.5%로 각각 두 배가량 늘었다. 방송인 사유리 씨와 같은 ‘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20대 응답자 4명 중 1명꼴인 23%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1인 가구 대상 조사도 새롭게 추가됐다. 1인 가구는 고령인구가 많아 소득 수준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여성(53.0%)이 남성(47.0%)보다 많았고 5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 1인 가구의 61.1%를 차지했다. 1인 가구의 월 소득은 100만원 미만과 100만원대가 각각 25.2%, 25.0%로 가장 많았고, 월 200만원대가 18.8%를 차지해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다.

젊은 층 부부 역할 분담 변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부부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 수행은 여전히 ‘아내’ 중심이지만 30세 미만 젊은 부부의 경우 가사 분담이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사 준비·청소 등 가사 노동’과 ‘자녀 양육과 교육’을 아내가 하는 비율은 각각 70.5%와 57.9%에 달했다. 12세 미만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준비물 챙기기(83.0%), 자녀 학습 관리(74.9%) 등 자녀 돌봄을 대부분 아내가 맡는 경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9세 이하의 젊은 부부는 가사노동을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분담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이 56.4%로 절반을 넘었다. 자녀 양육과 교육을 똑같이 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도 49.2%에 달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모든 가족을 차별 없이 포용하며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가족실태조사는 정부의 가족 정책에 활용되는 국가승인통계다. 이번 조사는 전국 1만997가구의 만 12세 이상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했으며 올해는 1인 가구 항목을 새로 추가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