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25)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이번 주 열린다. 1심에서 조씨는 총 징역 4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문광섭 부장판사)는 다음 달 1일 조씨를 비롯한 박사방 연루자들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다.

조씨는 2019년 5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촬영하고,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박사방을 범죄조직단체로 규정하고 조씨와 핵심 회원들에게 범죄조직단체 조직·활동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조씨가 피해자와 합의해 공소 기각된 부분을 제외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조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고, 공범 5명에게는 징역 5~15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또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별도 기소된 뒤 징역 5년을 추가로 선고받아 1심 형량이 총 징역 45년으로 늘었다. 이 혐의는 항소심에서 병합돼 심리됐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조씨에게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박사방이라는 전무후무한 성폭력 집단을 직접 만들었다”며 “흉악한 성폭력을 반복해 저질러 죄질이 중대하고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뉘우칠 줄 알았던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게 미래를 그려가겠다”며 “지금의 결심이 가식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피해를 갚아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씨는 최근 여성 3명을 협박해 나체사진을 찍게 하고 이를 전송받은 혐의가 추가로 밝혀져 강제추행·강요 등 혐의로 별도 기소되기도 했다.

한편 공범 남경읍(30)의 1심 선고 공판도 다음 달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남씨는 지난해 2~3월 SNS를 통해 피해자 5명을 유인해 조씨에게 넘기고 다른 공범에게 피해자 1명을 강제로 추행하게 하면서 이를 촬영·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결심에서 남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상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