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 이어 반도체 의원모임 최고고문 취임
아베 찾는 의원들 발길 끊이지 않아…총선거 이후 파벌 복귀설
日아베 정치활동 본격화…총리 재등판? 킹메이커 역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에선 총리 재등판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킹메이커'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 도쿄 소재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부흥을 목표로 하는 당 의원 모임 출범 행사에 참석했다.

새로 결성된 이 모임에 아베 전 총리와 그의 정치적 맹우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최고 고문으로 취임했다.

이 모임의 회장 자리는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이 맡았다.

2012년에 출범한 2차 아베 정권의 핵심 인사인 아베와 아소, 아마리가 약 100명의 의원과 비서관이 참석한 모임에서 자리를 같이하자 일본 정가의 관심이 쏠렸다.

작년 9월 지병 악화를 이유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21일에는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 최고 고문으로 취임했다.

자민당 내 최대 계파인 호소다(細田)파 출신인 아베 전 총리는 중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9월로 예상되는 총선거에도 출마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日아베 정치활동 본격화…총리 재등판? 킹메이커 역할?
국회 의원회관 내 아베 중의원 사무실에는 그를 만나기 위한 의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전 총리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연임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지만,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의원은 드물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3일 일본 위성방송 BS후지의 보도 프로그램인 '프라임뉴스'에 출연해 올해 9월 말 스가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난 뒤에도 총리직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아베 전 총리의 이런 발언에 대해 "향후 파벌 복귀를 겨냥해 최대 계파의 힘을 보여주는 의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호소다파 내에선 아베 전 총리의 파벌 복귀는 총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사히에 따르면 호소다파 의원들로부터는 "차기 총리는 아베"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총리로 재직한 아베가 다시 총리가 되면 세 번째 등판이 된다.

그러나 두 번이나 지병을 이유로 총리직을 내려놓은 인물이 다시 나서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우선 최대 계파의 힘을 기반으로 '킹메이커'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호소다파에선 "차기 인사에서 (자민당) 간사장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간사장은 자민당 총재이기도 한 총리에 이어 당내 2인자로, 당 인사와 자금 관리, 선거 공천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요직이다.

지금은 자민당 주요 파벌 수장 중 스가 총리를 가장 먼저 지지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가 맡고 있다.

호소다파의 소속 참·중의원 수는 4위 파벌인 니카이파의 배를 넘는다.

아베 전 총리의 스가 총리 지지 발언은 간사장 자리를 노리는 호소다파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억측도 낳았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