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농기계 사고 4년간 132건…절반은 70∼80대 고령층
'넘어지고 깔리고'…고령 농민의 위태로운 농기계 운전
영농철에 접어들면서 충북지역의 농기계 안전사고가 꼬리 물고 있다.

13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영동군 매곡면에서 80대 농민이 몰던 트랙터가 약 2m 아래 논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운전자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영동군 황간면 난곡리에서는 60대 농민이 경운기에 깔려 숨졌다.

숨진 농민은 경운기를 몰고 좁은 농로를 이동하던 중 앞바퀴가 논으로 빠지면서 전복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최근 4년(2017∼2020년)간 도내에서는 132건의 농기계 사고로 17명이 목숨을 잃고 160명이 다쳤다
올해 농사가 시작된 지난달에만도 8건의 사고로 1명이 죽고, 7명이 부상 당했다.

농기계 사고는 영농철인 3∼5월(31%)과 9∼11월(31%) 주로 발생한다.

50대 젊은 농민이 사고는 19%에 불과하지만, 60대 25%, 70대 31% 등 고령 농민의 사고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80대 고령자 사고도 20%에 육박한다.

경운기, 트랙터 같은 농기계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령 농민의 경우 돌발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좁은 농로 등을 오갈 때는 속도를 줄이고, 논두렁이 높거나 풀이 무성해 도로 상태를 알 수 없는 곳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술 마신 뒤 농기계 조작은 절대 금물이며, 야간 운행할 때는 반사판 등의 안전 장비가 필수다.

지난 2월 옥천군 군서면에서는 전조등과 후미등이 고장 난 경운기가 어두운 도로를 운행하다가 뒤따르던 화물차에 치이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경운기에 탑승한 2명 등 3명이 다쳤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운전자는 전조등이 들어오지 않는 경운기를 손전등을 켜 들고 운행했다"며 "하마터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