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손씨, 한강 가기 전 마지막 대화 "갑자기 술 먹자해서 당황"

손 씨가 또 다른 친구와 한강 가기 전 주고받은 대화 (손 씨 아버지 제공)

손 씨가 또 다른 친구와 한강 가기 전 주고받은 대화 (손 씨 아버지 제공)

손 씨 : A가 갑자기 술 먹자는데. 이런 적이 없어서 당황함.
친구 B : 웬일,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왔나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 모(22) 씨의 아버지가 한강에 가기 전 또 다른 친구 B 씨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했다.

A 씨가 저녁 9시 40분경 손 씨에게 '술 마실 데 없느냐'고 묻자 손 씨는 "10시가 다 됐는데 장난하느냐"고 답했다는 대화는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주점들이 저녁 10시에 문을 닫는 상황에서 그 시간에 술을 먹자고 한 의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실종 전 손 씨는 A 씨의 요구에 또 다른 친구 B 씨에게 연락해 갑작스러운 A 씨의 요구에 당황했음을 표현하고 함께 만날 수 있는지 의향을 타진해 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화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 씨 아버지가 공개했다.

손 씨 아버지는 처음엔 A와의 대화만 집중해서 보다가 최근에서야 다른 친구와의 대화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씨 아버지는 "시간이 나서 아들이 다른 친구들과 한 카톡을 찾아봤다"며 "약간은 주목해야 할 만한 게 발견이 됐다. 이게 일반적인 번개(모임)와는 뭔가 다른 게 있다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밝혀진 게 없는 상태에서 A 씨를 너무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아들은 죽었고, 살아 있는 친구가 힘든 것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정황을 얘기할 뿐이고 모든 분이 하는 건 상식적인 추측을 하는 것이다.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친구를 찾는 최면 수사할 때 변호인을 대동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일에 관여했는지, 잘 몰랐는지 그런 부분이 명쾌하게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9일 A 씨와 A 씨 아버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친구 A 씨(조사)는 10시간 넘었고, A 씨 아버지는 8시간에서 9시간 정도였다"며 "손 씨 시신 부검과 각종 자료 확보에 걸린 시간을 고려했을 때는 늦어진 게 아니다"라고 소환이 늦어졌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경찰은 아울러 A 씨 어머니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 분석도 마쳤다.
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 씨 친구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 씨 친구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손 씨가 실종된 한강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 54대와 차량 133대의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외에도 또 다른 의미 있는 제보를 받아 정밀 분석하고 있다며, 손 씨 행적 재구성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손 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부검 결과는 이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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