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됐다. 지난해 10월 도내 화천 양돈농장 2곳에서 ASF가 발병한 지 7개월 만이다. 5일 도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영월군 주천면의 한 양돈농장에서 신고된 ASF 의심축 2마리 모두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주는 전날 사료급여 시 모돈 폐사축 2마리를 발견했고, 방역당국에 ASF 의심축 2마리가 발생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방역당국은 이날 해당 농장에서 사육하는 모돈 44마리 등 총 401마리의 흑돼지를 살처분했다. 또 발생농장 이동제한·통제·소독을 벌이는 한편 강원·경기·충북지역 돼지농장, 도축장, 출산시설과 차량 등을 대상으로 48시간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앞서 해당 농장과 1.2~4.1㎞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지난 3개월여 동안 ASF에 감염된 맷돼지 폐사체가 총 11차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날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영월 양돈농장 ASF 발생에 따른 긴급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더 이상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과감한 초동조치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1863만3000마리.’지난해 11월 전북 정읍의 한 가금류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53일간 살처분한 닭과 오리 숫자다. 그 여파로 달걀 산지 가격은 전월 대비 40~50%, 닭고기 가격은 20% 이상 올랐다. 17일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달걀 1판 가격은 6000원(최저가 기준)을 넘어섰다. 석 달 전 3000원대에서 두 배로 뛴 셈이다. 공급이 달려 서울 곳곳에서 달걀 매대에 빈 곳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자 물가안정 특별대책을 준비하고 있다.장바구니 물가는 밥상에 오르는 품목을 가리지 않고 일제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AI 발생과 한파, 국제 식량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공급 측면에서 가격 상승 요인이 생긴 데다 설 명절 특수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가장 큰 영향은 AI다. 지난해 11월 처음 발생한 AI는 지금까지 전국에서 65건 발생했다. 방역당국이 ‘3㎞ 내 가금류농가 살처분 조치’ 등 역대 가장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면서 확진 농가의 약 6배에 달하는 327개 농가의 닭과 오리 등이 땅에 묻혔다. 달걀을 낳는 닭을 기르는 산란계 농가가 이번 고병원성 AI로 가장 피해가 크다. 120개 이상의 산란계 농가에서 843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됐다. 국내 전체 산란계의 약 10%에 달하는 수치다.농산물 가격도 한파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국내 거래액 기준 상위 22개 농산물의 도매거래 가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지난 3개월 새 최고인 182를 기록했다. 1년 전(152)과 비교해 16% 상승했다.전문가들은 세계 식량 가격까지 오름세여서 당분간 밥상 물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선물시장에선 최근 수개월간 옥수수 밀 콩 등 주요 곡류가 2013~2014년 이후 최고가를 매달 경신하고 있다. "라면·빵·과자 가격 인상은 시간문제"전문가들은 축산물 가격상승세가 상반기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AI로 인한 살처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재입식이 시작되고 출하까지 60일 이상 걸리기 때문에 올 상반기 말에나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농산물 가격도 마찬가지다. 이상 기후로 인한 작년 여름 시설 파괴와 올겨울 한파 영향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가격을 집중 관리하는 5대 조미 채소, 즉 배추(35%), 무(34%), 고추(90%), 마늘(9%), 양파(34%) 등의 가격이 전월 대비 크게 오른 데다 한파로 공급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코로나19로 인한 식품 소비 패턴의 변화를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외식과 단체급식에서 소비하는 식자재 거래량은 40~50% 줄어든 데 비해 가정 소비는 크게 늘었다. 올 들어 22개 농산물 도매 거래량은 평균 28%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식품 시장은 2019년 26조원에서 지난해 40조원으로 50% 이상 급증했다. 외식과 급식에서의 구매는 대량구매, 정량구매가 이뤄지지만 가정 내 식품 구매는 실수요보다 더 많은 양을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위기라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며 주요 식품의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해 소매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국제 곡물 가격 불안으로 라면, 빵, 과자 등의 주요 가공식품 물가도 올해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김보라/이지훈/선한결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셀레믹스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2형 유전자형 26주를 일괄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이번에 개발된 'ASFV all-in-one 패널'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NGS 기반의 체외진단 제품이란 설명이다. 질병의 감염 여부만 파악 가능한 유전자증폭(PCR) 기반의 키트와 달리 질병 진단, 바이러스 유전자형 파악,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이 한 번의 혈액 검사로 모두 가능하다. 셀레믹스의 '타깃 캡처' 기술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만 특이적으로 분리 및 분석해, 기존의 전장 유전체 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방식보다 비용이 약 60배 낮다.이용훈 셀레믹스 대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전파력이 강하고 예방백신이 없어 질병 예찰과 조기 진단을 통한 확산방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ASFV all-in-one 패널로 효과적인 방역과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가속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구제역과 달리 아직 상용화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 바이러스의 크기가 약 200nm로 거대하고 유전자형이 25종에 달하며, 만들 수 있는 단백질(항원)의 수가 200여개가 넘어 치료용 항체와 백신용 항원 개발이 어렵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경우 크기는 25~30nm 정도고 만들 수 있는 항원은 10가지를 넘지 않는다.셀레믹스는 중국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진단 수요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할 계획이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