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모(22)씨 사건과 관련해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A씨가 빈소에도 찾아오지 않고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의 아버지는 3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들 친구가) 도의적으로 미안하다고 사과는 해야 하지 않느냐"며 현재 A씨와 연락두절 상태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친구 A씨와 함께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A씨는 다음날 오전 4시30분쯤 잠에서 깨 홀로 귀가했다. 그는 손씨가 집으로 먼저 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손씨가 실종되던 날 오전 3시30분께 휴대전화로 자신의 부모와 통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이후 손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휴대전화는 손씨가 실종된 현장 주변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또 A씨 측은 당시 신었던 신발도 버렸다고 주장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손씨 아버지는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현장) 그 주변에 그렇게 더러워질 데가 없다. 진흙이 없다"며 "잔디밭, 모래, 풀, 물인데 뭐가 더러워진다는 것일까.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을 보여달라고 친구의 아빠에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이 '버렸다'였다"고 했다.

이어 "보통의 아빠가 애 신발 버린 걸 그렇게 알고 있어서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하는 건 이상하다. 상식적으론 '잘 모르겠다' '물어보겠다' '어디 있을 것'이라고 하는 게 정상인 것 같은데 신발을 버린 걸 아빠가 알고 있고 즉답을 한다는 것은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손씨의 아버지는 "얼마나 더러워서 버렸을까? 제가 형사 취조하듯이 따질 수가 없잖나. 답답할 뿐인 거지"라고 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A씨가 자신의 부모에게 새벽 3시 30분쯤 전화했으면서도 자신에게는 연락하지 않은 점에 대해 "상식적으로 (친구가)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면 직접 부모에게 전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지난달 29일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최면 수사를 진행할 당시 A씨 측은 변호사와 함께 나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손씨 아버지는 "결백하면 변호사 선임 없이 사과했을 텐데, 아이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있거나 뭔가 실수나 문제가 있으니 이러는 것 아니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손씨 아버지가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했지만 A씨 측은 현재까지 언론 등에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경찰에는 최근 당시 손씨로 추정되는 인물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비슷한 제보가 접수된 것은 맞다. 현재 진위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손씨 실종 당시 CCTV가 공개되자 아이디 2**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저기 지나가다가 본 거 같다. 확실한 건 아닌데 자전거 타고 지나가다가 본 거 같다. 어떤 일행과 어떤 일행이 시비가 붙어서 언성을 높이면서 싸우고 있었던 것 같다. 여자 분도 있었다"고 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이에 다른 누리꾼이 "번거로우시더라도 사건 경위를 알 수 있게 (손 씨) 아버님 블로그나 서초경찰서에 연락 부탁드린다"고 하자 "네 전화했다. 저거 실종 아니다. 그때 그 사람들 맞다면…"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제보가 접수된 것은 맞는데 해당 누리꾼이 제보한 것인지는 저희도 모르겠다"면서 "현재 수사 중이다. 제보의 진위 여부는 아직까지 파악이 안됐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