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사진=뉴스1
조영남/사진=뉴스1
배우 윤여정이 지난 26일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전 남편 조영남이 한 매체를 통해 소감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윤여정은 1975년 조영남과 결혼했지만 13년 만에 이혼했다.

'언니네 이발관' 보컬이자 작가인 이석원은 "윤여정 선생님이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셨는데 기자들이 무려 34년전 이혼한 전 남편에게 소감을 물었다"며 "묻는 기자들도 이해가 안 가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냉큼 말을 얹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지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석원은 "너무 당연하게도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수십년전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 방의 의미는 없다. 그런 의미가 되어서도 안 되고 될 수도 없다"면서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다.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 마리보다 못한 존재일 것"이라고 했다.

조영남은 앞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일이 바람 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멋진 한 방, 복수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27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윤여정 선생님의 그동안 연기생활과 삶, 이번에 오스카상을 수상한 여정들이 복수라는 한 단어로 폄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성철 소장은 "외도를 한 자신을 향한 복수였다고 폄훼하는 것은 경솔하고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아무리 조영남 선생님께서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안 해야 할 말을 괜히 하셨다"고 덧붙였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가 바람을 피워서 이혼했다는 얘기를 무슨 자랑이라도 되듯이, 연일 동네방네 떠들어대는 윤여정 전 남편의 모습을 보노라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스피노자는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보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이 문제라고 보았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실제로는 슬픔에 사로잡혀 있다고 해도 그는 명예롭게 살아가려는 욕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뻔뻔한 사람에 비하면 더 완전한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