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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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된 생후 16개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에 대한 결심공판이 14일 열린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3부에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정인 양의 양어머니 장 모 씨와 양아버지 안 모 씨의 6차 공판을 열리며 검찰 구형이 진행된다.

지난 1월 13일 첫 재판이 시작된 지 세 달 만에 1심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검찰이 재판부에 구형할 형량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안 씨는 재판부에 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YTN에 따르면 안 씨는 반성문에서 "육아 스트레스를 받는 아내를 달래주기에만 급급했다"며 "아내의 방식에만 맞춰준 것이 결국 아내의 잘못된 행동을 부추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다툼을 피하고 싶어 아내를 이해하고 감싸려고만 했던 자신의 안일함과 무책임함이 아이를 죽였다"며 "모든 처벌을 달게 받고 평생 쏟아질 비난을 감수하며 살겠다"고 적었다.
항의 받으며 법원 나서는 '정인이' 양부 안 모 씨 (사진=연합뉴스)
항의 받으며 법원 나서는 '정인이' 양부 안 모 씨 (사진=연합뉴스)
안 씨의 반성문 제출은 이번이 세 번째로 지난 2월 25일에도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해 "주변에서 정인이의 학대를 의심해왔지만 왜 스스로 알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자녀가 위험에 노출됐을 때 가장 큰 방패막이가 되어주어야 하는 게 부모의 당연한 도리지만 그런 책임감이 조금도 없었다. 정인이의 죽음은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인이를 살릴 수 있었던 기회가 여러 번이었지만 단 한 번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아이의 상태를 속단했던 스스로가 원망스럽다"고 전했다.

이처럼 안 씨는 아내 장 씨의 정인이 학대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 씨는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저희 가정을 아껴주셨던 주변 분들의 진심 어린 걱정들을 왜 그저 편견이나 과도한 관심으로 치부하고, 아내 얘기만 듣고 좋게 포장하고 감싸기에만 급급했는지 너무 후회된다"고 주장했다.
3월 23일 양천경찰서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주최로 양천 경찰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을 부실 수사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이 징계 불복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3월 23일 양천경찰서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주최로 양천 경찰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을 부실 수사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이 징계 불복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장 씨 또한 학대와 방임 등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하는 입장이다. 정인이를 때리긴 했지만 죽을 정도로 때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사망 당일에도 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 들고 흔들다 가슴 확대 수술 통증으로 아이를 떨어뜨렸는데 의자에 부딪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마지막 증인인 이정빈 가천대 의과대학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출석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