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2월 13일 취임 후 첫 지방검찰청 격려 방문을 했다. 윤 전 총장이 부산고등·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2월 13일 취임 후 첫 지방검찰청 격려 방문을 했다. 윤 전 총장이 부산고등·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D-345. 차기 대선까지 남은 일수다. 대선이 1년 뒤로 다가온 상황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에겐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있다. 행정법원에 걸린 소송들이다. 법조계에선 윤 전 총장의 신분이 바뀐 만큼 소송 마무리 기간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말이 나온다.
尹 '대권주자 1위'…대선 전에 총장시절 소송 끝날까
29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차기 대권 지지율은 34.4%를 기록했다. 현재 언급되는 대선 주자들 가운데 가장 선두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26일 전국 18세 이상 2547명에게 여야 대권주자 14명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다. 한달 전 조사 수치(15.5%)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전날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발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26.8%)이 1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사퇴 뒤 사실상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정치권의 러브콜도 쏟아진다. 이 와중에 과거 총장 시절 제기한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선 전까지 소송전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관측이다.

우선 서울행정법원에 두 건의 소송이 걸려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처분 취소 소송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자 윤 전 총장은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법무부로부터 받은 '정직 2개월' 징계 취소 소송도 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윤 전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했고, 추 전 장관은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문 대통령이 징계안을 재가하면서 윤 전 총장은 징계를 받았다. 윤 전 총장은 정직 징계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두 소송 모두 재판부에 배당만 되고 재판 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행정소송의 경우 소송이 마무리되기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 가량 걸린다는 게 법조인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당시 검찰총장의 신분으로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인 만큼,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제기한 행정소송 두 건 다 피고는 '법무부 장관'이다. 이에 따라 박범계 현 법무부 장관이 피고 당사자다. 직무배제와 정직 2개월 모두 추 전 장관 재임 당시 이뤄진 처분이지만, 지난 1월 말 박 장관이 새롭게 장관으로 오면서 피고가 바뀐 것이다.
"징계 자체가 불이익" … 尹 측 소송 계속 이어간다
법조계에선 윤 전 총장이 낸 행정소송이 전부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법원은 소송이나 청구가 적합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각하를 통해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총장직에서 이미 내려온 상태에서 재판부는 소를 통해 얻는 이익이 상실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각하 결정이 내려질 것"고 내다봤다.

반면 각하 없이 소송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법무부가 징계 등 처분 자체를 취소하지 않은 이상 소(訴)의 적법성이 상실된 게 아니므로 소송은 계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시나리오에선 행정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윤 전 총장 측이나 법무부가 항소와 상고를 거듭할 수 있다. 사건이 만약 대법원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소송 마무리에 최소 2~3년이 걸릴 수도 있다.

행정소송 말고도 윤 전 총장이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에 낸 '헌법소원'도 남아있다. "검사징계법 5조 2항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것이다. 검사징계법 5조 2항은 검사징계위원을 법무부 차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역시 장관이 위촉하는 검사, 변호사,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1명으로 정하고 있다. 당시 윤 총장 측은 "법무부 장관은 징계를 청구하고, 징계위원의 대부분을 지명할 수 있기 때문에 징계의 공정성을 보장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윤 총장의 헌법소원은 사건의 배당 및 회의 부의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소원심판 청구의 경우 '긴급성' 여부를 따져 2개월 이내에 처리하거나, 아니면 2년 이후에나 결과가 나올 때가 많다. 현 상황에선 헌재가 윤 전 총장의 헌법소원에 대해 긴급성이 없다고 보고, 판단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 대선 이후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얘기다.

윤 전 총장 측은 소송을 취하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정직 처분은 해임 등의 중징계를 받았을 때처럼 퇴직금 및 연금이 깎이진 않지만, 정직 기간을 다 채울 때까지 변호사 개업을 못 하는 불이익이 있다. 윤 전 총장 측 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소를 취하할 경우 법무부 장관의 처분이 확정되기 때문에 취하할 계획은 없다"며 "타당성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징계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불이익'에 해당하므로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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