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우수저류조 설계 업체, 상고장 제출
LH, 주민 대상 22억6천만원 배상금은 일단 지급할 듯
태풍 '차바' 울산 수해 주민-LH 손배소송, 대법원까지 간다
태풍 '차바' 당시 울산 중구 태화·우정시장 일대 수해 보상을 둘러싼 주민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주민 승소인 2심 재판 결과를 LH는 인정했으나, 우수저류조(빗물 저장시설) 설계를 맡았던 A 업체가 이를 받아들 수 없다며 상고장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11일 울산 중구와 LH 등에 따르면 A 업체는 상고 마감 당일인 지난 8일 법원에 상고장을 냈다.

A 업체는 이 재판 피고인 LH의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손해배상소송에선 피고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해당 사건과 이해관계가 있는 보조참가인이라면 항소나 상고를 할 수 있다.

A 업체는 차바 당시 울산혁신도시에 설치돼 있던 우수저류조의 설계·구조상 하자를 인정한 1심과 2심 재판부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소송은 태화·우정시장 위쪽 지대인 울산혁신도시의 홍수 피해 대책과 시설이 부족해 태풍 차바 당시 수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혁신도시 사업자인 LH가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상인과 주민 등이 2017년 10월 제기했다.

지난해 1심과 지난달 2심에서 모두 LH 책임이 일부 인정돼 22억6천만원을 원고인 주민 등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LH는 더는 법적 판단이 필요 없다고 보고 상고를 포기했으나 A 업체는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고 판단해 상고했다.

태풍 '차바' 울산 수해 주민-LH 손배소송, 대법원까지 간다
특히, 재판부가 우수저류조 설계·구조상 하자를 판정했기 때문에 LH가 A 업체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이 커 A 업체가 상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법상 원 피고인 LH가 A 업체의 상고를 무효로 할 수 있으나, LH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업체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LH가 침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LH는 상고 진행과는 별도로 2심 판결에 따른 배상금을 주민들에게 일단 지급할 계획이다.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울산에는 시간당 최대 100㎜ 넘는 비가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태화·우정시장 일대 300여 개 점포와 노점이 대부분 물에 잠겼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