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들 "얼마나 더 죽어야하나"
쿠팡 "고인 및 유족에 애도, 과로사는 아니야"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다은 기자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다은 기자

쿠팡의 심야·새벽배송담당 택배기사가 또다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택배기사들은 명백한 과로사라며 "쿠팡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쿠팡 사업장에서 지난해부터 공식적으로 총 6건의 과로사가 발생했다며 정부가 쿠팡을 중대재해다발사업장으로 지정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과로사대책위, "예견된 죽음'
8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처참한 심야·새벽배송이 부른 '예고된 과로사'가 또 벌어졌다"며 "쿠팡이 공식 사과하고 보상·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8일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쿠팡 송파1 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이모(48) 씨가 지난 6일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6일 오후 3시께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배우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경남 창원에 가족들을 두고 상경, 고시원에서 홀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배우자에게 심야 근무의 어려움을 수차례 토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초 쿠팡 계약직으로 입사해 심야·새벽배송업무만을 전담해왔다. 근무시간은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매일 10시간씩(휴게시간 1시간을 포함) 주 5일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부검 결과 '뇌출혈이 발생했고 심장 혈관이 많이 부어오른 상태였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며 "전형적인 과로사 증상으로 자살 흔적이 없고 이씨가 평소 지병이 없던 점 등으로 볼 때 (과로사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씨 동료 증언에 의하면 쿠팡은 이씨 근무시간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물량을 모두 처리하도록 강요하며 1시간인 무급 휴게시간마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을 하게 했다"고 전했다.
쿠팡 "과로사 아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대책위의 주장에 대해 과로사가 아니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쿠팡은 입장을 내고 "고인은 지난 2월 24일 마지막 출근 이후 7일 동안 휴가와 휴무로 근무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지난 4일 복귀 예정이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 12주간 고인의 근무일수는 주당 평균 약 4일, 근무기간은 약 40시간이었다"며 "이는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가 지난해 발표한 택배업계 실태조사 결과인 평균 주 6일, 71시간 근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합의기구가 권고한 주당 60시간 근무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고도 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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