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과 산업현장의 기술 수요 괴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인재의 산실인 컴퓨터 전공도 예외는 아니다. ‘기본기’를 강조하며 커리큘럼 혁신을 꺼리는 학교 측과,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형편”이라는 기업 간 시각차가 AI시대를 맞아 더 심화된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달라져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AI 기술의 진화는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학 컴퓨터공학과의 전공 구성부터가 그렇다. 대다수가 기초 수준 선택과목으로 AI 수업을 편성하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 1학기 ‘딥러닝의 기초’ 과목을, KAIST는 ‘인공지능개론’ ‘기계학습’ 등을 전공선택으로 개설했다.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도 ‘딥러닝’ ‘기계학습’ ‘인공지능개론’ 강좌를 열었다. 다만 개설 과목 수는 대부분 1개에서 3개 정도로 나타났다. AI를 바라보는 ‘관심’의 정도가 드러난 셈이다.
대학들이 AI 관련 커리큘럼을 고민하기 시작한 건 2016년 ‘알파고 사태’ 때부터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강좌 개설이 미미한 건 운신의 폭이 좁은 국내 컴퓨터공학과 커리큘럼의 특성이 숨어 있다. ‘공교육 부실’의 여파로 기초도 안 되는 입학생이 대다수이다 보니 대학 역시 AI 같은 심화 내용을 반영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대학 입학 전까지 중·고교에서 SW에 관해 제대로 배우는 것이 없으니, 매년 코딩 연습 같은 기초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2학년까지 프로그래밍 기초와 하드웨어 과목 등 기본기를 수강하고 전공필수까지 챙기다 보면 졸업까지 자유롭게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전공 강좌는 채 5개가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교수 인력과 인프라의 문제도 따른다. AI 교육은 고사하고, 컴퓨터 공학 교육의 질까지 위협받는 수준이다.
최근 수도권에선 고려대의 데이터과학과, 한양대의 데이터사이언스학과 등 첨단 산업 학과의 신설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 주도 하에 주요 대학의 'AI대학원' 역시 속속 문을 열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SW가 중심이 되는 학위과정들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교육 과정의 속도와 대비해 담당 교수들의 수는 크게 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투자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외려 기존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겸임이나 파견 형태로 앉히는 경우도 빈번하다. 서울대는 1년 사이 AI 유관 전공이 폭발적으로 생겨나며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 서울대 공과대학의 한 관계자는 "최근 AI 협동과정, AI 연합전공, AI반도체 과정 등 셀 수 없는 과정이 생겨났는데, 교수 인력 등은 더 뽑지 않으며 본래 컴퓨터공학과 강의까지 영향이 미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업 현장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 정보기술(IT)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사실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특출난 인재보다 AI 솔루션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수준의 ‘AI 엔지니어’와 기술을 이해하는 영업직군이 더 많이 필요하다”며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다시 가르친다고 생각하며 뽑는다”고 했다.
대기업들의 재직자 대상 ‘AI 재교육’은 확대 추세다. 현대모비스의 ‘AIM 프로젝트’는 약 5개월간 기존 업무를 배제시키고 전문기관 교육과 현장 AI 프로젝트를 수행하게끔 한다. LG 역시 100명 가량의 인원을 사내 교육 기관인 LG 인화원에서 교육하는 ‘AI 고급 문제 해결 과정'을 진행한다. ‘맞춤형 인재’를 자체적으로 길러낸다는 목표다.
학부생들은 심지어 대학원 AI 강좌까지 찾아나서고 있다. 대학과 기업 사이의 간극에서, 스스로 실력과 인재상을 갖추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한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일부 AI 과목은 학부생이 30%도 차지한다”며 “학부에 AI 전문 강좌가 적다보니 매 학기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동반자를 아슬아슬하게 이기게 해줄 줄 아는 사람이 정말 골프를 잘 치는 골퍼죠. 엔씨소프트의 게임 인공지능(AI)이 추구하는 게 바로 이겁니다. 게이머에게 아슬아슬하게 져주는, 한마디로 재밌는 AI인 거죠.”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51)은 “아슬아슬하게 지는 게 실력이고, 그게 기술”이라고 말했다. “상대가 잘하는 분야에서 져줘 상대가 이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접대골프에 빗댄다면 이런 식이다. “쇼트게임을 잘하는 상대방 앞에서 퍼팅 실수를 해주는 겁니다. 그러면 성취감이 최고조가 되는 거죠.”엔씨소프트는 서비스 중인 ‘블레이드앤소울’ 게임 ‘무한의 탑’ 콘텐츠에 AI 기능을 적용했다. 딥러닝을 적용한 AI와 대결하며 이용자들은 마치 플레이어와 전투를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져주기만 해선 안 된다. 승률은 영업비밀. 이 센터장은 “AI 도입 초반엔 다른 게임회사로부터 왜 AI를 하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들었다”며 “지금은 모두 부러워한다”고 했다. “돈 안 벌어도 된다”…AI빙하기 뚫은 결단엔씨소프트는 ‘AI빙하기’로 불리던 10년 전 AI연구조직을 처음 꾸린 ‘AI 얼리어답터’다. 계기는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2011년 2월 AI 태스크포스(TF)를 띄운 것이다. 김 대표는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윤 사장은 KAIST(전기공학)를 나와 미국 MIT에서 신경과학·뇌인지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은 2007년 11월 결혼했다. 이 센터장은 “AI 연구개발과 선제 투자의 필요성을 아는 톱매니지먼트는 실무단 입장에선 엄청난 힘이 된다”고 했다.“당시 의사결정권자(김 대표·윤 사장)는 일단 가보자고 했습니다. 돈 벌어올 필요 없다고요. 구글도 오랜 기간 투자해 겨우 AI를 개발했다면서요.”엔씨소프트는 게임회사에서는 드물게 ‘전문 연구개발 인력’으로만 200명이 넘은 인공지능 연구조직을 꾸렸다. 이 센터장은 “AI 연구조직을 처음 만들고 다른 회사에 있던 개발자들을 ‘납치’해오는 데는 연구 환경이 정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사람들을 만나서 ‘엔씨소프트는 AI를 제대로 연구할 수 있다’고 하면 톱클래스 개발자들이 대개 마음을 돌렸다”고 했다. 한정된 메모리로 AI 구동하는 게 기술스마트폰의 극히 적은 리소스만으로도 AI를 구현하는 건 엔씨소프트 AI 기술의 강점 중 하나다. 일종의 ‘에지 AI’ 기술이다.“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중이라면 대부분의 메모리는 게임을 구동하는 데 사용됩니다. 그런 빡빡한 상황에서 게임 캐릭터가 전투에 휘말렸다면, 이용자가 ‘집으로 가’라고 말해야 할 텐데 이걸 AI가 음성인식해야 합니다. 중앙 클라우드 서버에 해당 명령을 보내고 계산해서 다시 스마트폰으로 구현하면 지연 시간이 발생하죠. 스마트폰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음성인식 AI를 게임과 자연스럽게 녹여 구현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기업이 대용량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서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를 하는 것과 다른 차원의 경쟁력이라는 것이 이 센터장의 말이다. 보폭 넓히는 엔씨소프트 AI엔씨소프트의 AI는 이제 야구,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창단 9년 만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한 NC다이노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AI 전력 분석 시스템 ‘D-라커’를 꼽았다. “NC다이노스의 복습은 빠르다.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를 AI로 분석한다”는 게 이 센터장의 말이다. NC다이노스의 2019년 시즌 땅볼 아웃 비율은 전체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구단은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빠른 공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훈련하며 약점을 극복했다.AI의 빠른 분석은 경기를 연속으로 치르는 단기전에서 더 성과를 냈다. 이 센터장은 “경기가 끝나면 감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복습한다. 이튿날 경기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엔씨소프트는 유명 아이돌 아티스트의 음성을 학습한 뒤 개인화된 음성 합성을 제공하는 서비스 ‘유니버스’ 등으로 팬덤을 얻고 있다. 20분가량의 음성 데이터만으로 아티스트가 직접 모닝콜을 해주는 경험 등을 할 수 있다. KB증권과는 AI간편투자 증권사를 출범해 자산관리에 대한 조언을 사람이 아닌 AI가 제공하는 ‘AI PB’ 개발에 한창이다.“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입니다. 현장과 떨어지면 안 되죠. 동시에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엔씨소프트의 철학을 담아가겠습니다.”■ 이재준 센터장은…△1970년생△연세대 전산과학과 졸업△KAIST 전산학과 석·박사△인지소프트 공동 창업△IR52 장영실상 수상△SK텔레콤 부장△엔씨소프트 AI TF장△엔씨소프트 AI Lab장△엔씨소프트 AI센터장(전무)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실제 능력에 따라 페이를 산정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SW 능력을 판정하는 체계적인 틀과 함께 어떤 프로젝트에 어느 수준으로 참여했는지 등을 고려해야지, 지금과 같이 근속 연수에 따라 급여를 책정하는 체계는 개선해야 한다.” (나연묵 한국정보과학회장·단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2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진행한 ‘SW개발자 인재난, 해법을 찾는다’ 웨비나에서 국내 SW 분야 최고 권위자들은 대학교와 기업체, 부트캠프가 연계된 ‘3각 동맹’ 부터, 공교육의 컴퓨터 교육 강화, 박사 과정 대학원생의 산업 현장 문제 해결 논문 연구 등 다양한 고언을 내놨다.안현실 한경 논설위원 겸 전문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웨비나에는 하정우 네이버 AI LAB 연구소장과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서정연 SW중심대학협의회 회장(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배두환 KAIST 전산학부 교수(KAIST SW교육센터장), 송석리 서울고 정보교사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나 회장은 당장 산업계에서 도입해야 할 해법으로 급여체계의 현실화를 꼽았다. 그는 “개발자 보너스가 1억원까지 프리미엄 붙는 현상은 고무적이다”며 “최근엔 서울대·고려대 컴퓨터공학과 입학 정원이 의대보다 좋아졌다”고 했다. 이어 “코딩 능력을 측정해서 페이에 반영해야 양질의 인력이 더욱 많이 산업계에 들어올 것이다”고 했다.발제자로 나선 하정우 네이버 AI랩 연구소장은 대학교와 기업, 부트캠프(비제도권 SW개발 교육기관)의 ‘3각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에게 기본기를 가르치지만 기업체에서 실제 사용하는 개발언어, 프레임워크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는 “대학교와 기업이 각각 학점교류와 인턴십을 통해 실제 프로젝트 단위로 타이트하게 결합하고 여기에 부트캠프에서 실전 개발 툴에 대한 멘토링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하 소장은 네이버가 프랑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동학위제’도 한국에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박사 과정 연구자가 길게는 2~3년간 산업계의 문제를 논문 연구 주제로 삼는다면 실제 산업에 친숙한 연구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현재 길어야 6개월인 인턴십보다 훨씬 생산적일 것”이라고 했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글로벌 SW 인재 쟁탈전에 맞서 해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동남아 국가 등에도 우수한 SW인재들이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원격 근무 형태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은 해외 인재 채용의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장기적으론 공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뒤를 이었다. 서정연 SW중심대학협의회 회장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최소 8년은 컴퓨터 교육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현재의 대학교 석·박사 과정이 학부 수준으로 갈 수 있고, 산업계와 대학교의 협업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했다.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역시 “인공지능 머신러닝의 기초를 초등학생부터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성과학고등학교와 선린인터넷고, 서울대 사범대 등 공교육 현장에서 근무한 송석리 서울고 정보교사는 “고등학교 1학년때 SW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배우고 2학년때는 인공지능을, 3학년때는 모의 창업 프로그램을 해보는 형태의 교육도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충분한 교원 확보가 우선”이라고 했다.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은 “교육은 정치적 결정으로 시작해 돈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에 전문가들은 모두 동의했다. 서 회장은 “인문계 학생들이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는데 필요한 실험실습비를 대학교에서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실험실습비를 등록금과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교육부의 현재 방침은 융합인재를 양성하는데 걸림돌”이라고 했다.배두환 KAIST SW교육센터장은 온라인 교육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프라인으로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과연 필수적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온라인으로 특성에 맞는 SW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새로운 형태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실제 능력에 따라 페이를 산정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SW 능력을 판정하는 체계적인 틀과 함께 어떤 프로젝트에 어느 수준으로 참여했는지 등을 고려해야지, 지금과 같이 근속 연수에 따라 급여를 책정하는 체계는 개선해야 한다.” (나연묵 한국정보과학회장·단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2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진행한 ‘SW개발자 인재난, 해법을 찾는다’ 웨비나에서 국내 SW 분야 최고 권위자들은 대학교와 기업체, 부트캠프가 연계된 ‘3각 동맹’ 부터, 공교육의 컴퓨터 교육 강화, 박사 과정 대학원생의 산업 현장 문제 해결 논문 연구 등 다양한 고언을 내놨다.안현실 한경 논설위원 겸 전문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웨비나에는 하정우 네이버 AI LAB 연구소장과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서정연 SW중심대학협의회 회장(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배두환 KAIST 전산학부 교수(KAIST SW교육센터장), 송석리 서울고 정보교사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나 회장은 당장 산업계에서 도입해야 할 해법으로 급여체계의 현실화를 꼽았다. 그는 “개발자 보너스가 1억원까지 프리미엄 붙는 현상은 고무적이다”며 “최근엔 서울대·고려대 컴퓨터공학과 입학 정원이 의대보다 좋아졌다”고 했다. 이어 “코딩 능력을 측정해서 페이에 반영해야 양질의 인력이 더욱 많이 산업계에 들어올 것이다”고 했다.발제자로 나선 하정우 네이버 AI랩 연구소장은 대학교와 기업, 부트캠프(비제도권 SW개발 교육기관)의 ‘3각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에게 기본기를 가르치지만 기업체에서 실제 사용하는 개발언어, 프레임워크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는 “대학교와 기업이 각각 학점교류와 인턴십을 통해 실제 프로젝트 단위로 타이트하게 결합하고 여기에 부트캠프에서 실전 개발 툴에 대한 멘토링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하 소장은 네이버가 프랑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동학위제’도 한국에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박사 과정 연구자가 길게는 2~3년간 산업계의 문제를 논문 연구 주제로 삼는다면 실제 산업에 친숙한 연구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현재 길어야 6개월인 인턴십보다 훨씬 생산적일 것”이라고 했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글로벌 SW 인재 쟁탈전에 맞서 해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동남아 국가 등에도 우수한 SW인재들이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원격 근무 형태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은 해외 인재 채용의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장기적으론 공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뒤를 이었다. 서정연 SW중심대학협의회 회장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최소 8년은 컴퓨터 교육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현재의 대학교 석·박사 과정이 학부 수준으로 갈 수 있고, 산업계와 대학교의 협업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했다.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역시 “인공지능 머신러닝의 기초를 초등학생부터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성과학고등학교와 선린인터넷고, 서울대 사범대 등 공교육 현장에서 근무한 송석리 서울고 정보교사는 “고등학교 1학년때 SW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배우고 2학년때는 인공지능을, 3학년때는 모의 창업 프로그램을 해보는 형태의 교육도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충분한 교원 확보가 우선”이라고 했다.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은 “교육은 정치적 결정으로 시작해 돈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에 전문가들은 모두 동의했다. 서 회장은 “인문계 학생들이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는데 필요한 실험실습비를 대학교에서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실험실습비를 등록금과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교육부의 현재 방침은 융합인재를 양성하는데 걸림돌”이라고 했다.배두환 KAIST SW교육센터장은 온라인 교육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프라인으로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과연 필수적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온라인으로 특성에 맞는 SW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새로운 형태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