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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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출신의 기성용(32·FC서울)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가 "기성용의 성폭력 범죄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2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000년 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전남 모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국가대표 출신 스타 플레이어 A씨와 현재 광주 모 대학 외래교수로 교단에 서고 있는 B교수가 피해자 C씨와 D씨를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1차 폭로에 대해 "성폭행 사실이 없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 밝혔던 기성용의 반박에 대해 재차 반박하는 2차 입장을 낸 것이다.

박지훈 변호사는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 증거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을 보호하기 위해 기성용 본인 또는 소속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성용 선수 측의 비도덕 행태가 계속된다면 부득이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스타들의 학폭 폭로가 활발하던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 선수 출신인 C씨와 D씨가 초등학교 시절 성폭행을 한 가해자라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가해자 A선수는 최근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스타 선수이며, 짧은 기간 프로 선수로 뛴 바 있는 B씨는 현재 광주지역 모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

보도가 나오자 즉각 가해자 A선수가 기성용으로 지목됐다. 논란이 일자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는 곧바로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기성용도 지난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긴 말 필요하지 않다. 보도된 기사 내용은 저와 무관하다.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다.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극구 부인했다.

기성용은 "축구를 향한 열정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다"면서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 악의적인 댓글에도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박지훈 변호사에 따르면 C와 D는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항까지도 매우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훈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례도 들었다. 그는 "예컨대, 기성용이 C에게 구강성교를 면제해준 날이 있었는데, 당시 어떠한 상황에서 기성용이 무슨 말을 하며 C에게 은전을 베풀었는지 C는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건 폭로 이후 C와 D가 다른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와 관련 "C와 D의 2004년 성폭행 가해도 사실은 맞지만 기성용 사건과는 별개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기성용 선수 관련 의혹이 혹여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에게 처벌이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21년 전 일이기 때문에 가해가 사실이라고 해도 당시 형사 미성년자인 데다 공소시효도 한참 지났고, 증거도 찾기 어려워서 형사처벌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폭로된 내용만으로도 선수 이미지에는 타격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기성용 측에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공개되는 증거의 수위에 따라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자매 사례처럼 선수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 이미지 손상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련의 사태들이 학폭이나 성범죄를 가볍게 보는 인식에 경각심을 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