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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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경력이 풍부한 유명 프로축구 선수가 과거 초등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를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선수는 사실을 부인하는 가운데 소속 구단은 신중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축구 선수 출신인 C씨와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24일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박지훈 변호사에 따르면 가해자 A선수는 최근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스타 플레이어이며 짧은 기간 프로 선수로 뛴 바 있는 B씨는 현재 광주지역 모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

사건 당시 초등 5학년생이던 C씨와 D씨는 한 학년 선배이던 A선수와 B씨가 축구부 합숙소에서 구강 성교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응하지 않을 경우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기에 C씨와 D씨는 번갈아 가며 구강 성교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C씨와 D씨가 가해자들의 '먹잇감'으로 선택된 이유는 당시 체구가 왜소하고 성격이 여리며 내성적이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는 그들의 인생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C씨는 프로축구 선수로 활약하다가 은퇴했고 D씨는 이 사건 이후 한국을 떠났다가 최근 귀국했다. C씨와 D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당시 A선수와 B씨가 미성년자인데다 공소시효도 지나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소멸시효도 지나 사실상 민사적으로 배상 받기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박지훈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때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폭행을 당한 날짜와 장소를 모두 특정할 수 있다"면서 "짐승과도 같은 가해자들에게 과연 배려라는 것이 필요할까 싶지만 스스로 깨우칠 기회를 주자는 게 현재 피해자들의 뜻"이라며 사건을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A선수는 폭로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소속 구단은 "A선수는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일단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A선수를 직접 만나 관련 내용을 확인해봐야 한다. 또 당시 (전남 모 초등학교) 축구부 관련 인물과 접촉해 폭넓게 조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능하다면 피해자라 밝힌 C씨와 D씨를 만나 얘기를 들어볼 계획"이라며 "조사를 마친 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1 K리그1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두고 터진 성폭행 이슈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연맹은 "상황을 주시하며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해당 선수의 징계 여부 및 대책 마련 등에 대해선 "사실관계가 확인된 뒤 고려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