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자체 높은 치사율 기대 속 매미나방 알집 제거 착수
산림당국 "1월중순 이후 기온 높아져…올해도 대발생 가능성"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밉상 해충'의 대명사가 된 매미나방 퇴치에 시동을 걸었다.

매미나방은 겨울철 이상고온 속에 최근 2년간 생활권 주변에서 대발생했다.

4월 알에서 부화하는 애벌레와 번데기 과정을 거쳐 6∼7월 우화하는 성충은 물론 알집까지 생김새가 징그럽고 개체 수가 워낙 많다 보니 민원이 그치지 않았다.

애벌레들은 잎과 줄기를 갉아 먹으며 참나무류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징그러운 매미나방 영하 20도 혹한 속에 살아남았을까
지난해 130㏊에서 매미나방 애벌레가 발생해 하반기까지 방제에 진땀을 흘렸던 충북 제천시는 이달 들어 산불전문예방진화대, 산림병해충 예찰방제단 등 70여명을 동원해 등산로 주변의 매미나방 알집을 제거 중이다.

성충 매미나방 출몰에 몸살을 앓았던 단양군은 오는 26일까지 읍·면별로 주택, 농가, 가로수, 가로등, 관광지의 매미나방 알집 전수조사를 벌인다.

군은 이어 산림병해충 방제단 24명을 선발한 뒤 다음 달 2일부터 민간단체와 합동으로 생활권 내 매미나방 알집 제거에 나설 예정이다.

징그러운 매미나방 영하 20도 혹한 속에 살아남았을까
매미나방은 애벌레 단계에서는 약제를 살포해 방제하며, 성충은 빛으로 유인하는 포충기와 수컷용 페로몬 트랩 등을 활용해포획하게 된다.

지자체들은 이번 겨울 유난히 추웠던 만큼 부화하는 애벌레가 지난 2년보다는 많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 상태로 월동하는 매미나방의 월동 치사율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제천의 경우 지난달 9일 수은주가 영하 20.7도를 가리키는 등 이번 겨울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진 날이 4번 있었지만, 지난겨울(2019.12∼2020.2)의 최저기온은 영하 14.4도(2월 6일)에 불과했다.

징그러운 매미나방 영하 20도 혹한 속에 살아남았을까
제천시 관계자는 21일 "최근 2년은 겨울이 포근해 알 치사율이 낮아져 폭발적으로 부화했던 것"이라며 "한파가 맹위를 떨쳤던 이번 겨울은 많이 살아남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림 당국은 올해도 매미나방이 대거 출현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부화 시기가 가까워졌을 때의 온도가 중요한데 지난달 중순 이후에는 오히려 평년보다 기온이 조금 높았고, 워낙 알을 많이 낳기 때문에 올해도 대량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미나방 알집 하나에 평균 400∼500개의 알이 들어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정종국 연구사는 "설 연휴 전에 주요 지역에서 알집을 채취해 부화 실험을 하는 중인데 부화가 상당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도 매미나방이 많이 발생하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