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 이재영 자매 /사진=연합뉴스
이다영, 이재영 자매 /사진=연합뉴스
"운동선수는 운동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흥국생명 배구팀 이재영(25)과 이다영(25) 쌍둥이 자매의 퇴출을 요구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다영·이재영 배구계 영구 퇴출해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12일부터 공개된 이 글에서 청원인은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구타와 칼로 살인협박을 했다고 한다"면서 "이들은 사과할 생각도 없다가 피해자가 폭로를 해서 이슈화가 되자 부랴부랴 사과문을 sns에 올리는 보여주기식 사과를 통해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2명의 선수는 운동선수가 될 자격이 없으며 배구계에서 영구퇴출을 통해 스포츠는 단순히 운동만 잘하면 되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중학교 선수시절 동료에게 범한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자 10일 SNS에 공식사과문을 게재한 뒤 소속팀을 이탈한 상황이다.

이다영은 자필 사과문을 통해 "저의 잘못한 행동으로 상처입은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학창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영 역시 "제가 철 없었던 지난 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앞으로 제가 했던 잘못된 행동과 말들을 절대 잊지 않고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다영·이재영 배구계 영구 퇴출해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 사건의 시작은 한 여자 배구선수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보도가 나온데서 비롯됐다. 팀내 불화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고 김연경의 괴롭힘 의혹이 제기됐지만 구단 측은 복통으로 인해 입원한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김연경에게 화살이 돌아갈 즈음 또 다른 폭로글에서 이들 자매의 학폭 논란이 불거졌다.

작성자 A 씨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해자들로 인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일갈했다.

A 씨 글에는 4명의 피해자가 쌍둥이 자매에게 당한 일 여러 건이 정리돼 올라와 있다.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했다”,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등의 사례가 구체적으로 나열됐다.

이 글에는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해자로 이다영·이재영 선수가 지목됐다. 이 일로 그동안의 행동들까지 인성논란 도마에 오르고 있으며 광고계서 퇴출될 조짐이다.

기아차는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지자 이들이 출연한 광고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로 전환했다.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는 이다영의 글이 자승자박이 돼 자신들의 과거를 소환한 것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