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이 설 명절을 앞두고 과로사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택배노조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9일 사회적 합의기구 5차 회의에서 과로사 대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0~2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27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7일 노사정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기구를 출범했다. 국회에 발의된 ‘생활물류서비스법’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구를 구성했다. 하지만 노사는 분류작업의 책임 주체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분류작업 택배회사가 해야 할 업무’라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분류작업은 택배기사 업무에 포함된 것으로 회사의 업무가 아니다’고 맞섰다. 노조는 분류작업이 택배 노동자 과로사의 핵심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택배노조는 “택배회사들이 과로사 대책을 발표한 후로도 택배 노동자 1명이 과로사하고 4명이 과로로 쓰러졌다”며 “택배 분류업무 명확화, 주 5일제 작업조건 등 사회적 합의기구의 다섯 가지 논의 중 한 가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택배 물동량이 급증하는 설 특수기에 진입하면 과로로 인한 택배 노동자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분류작업 인력 투입 △야간배송 중단 및 지연배송 허용 △택배요금 정상화 등을 요구했다. 이어 분류작업에 추가 투입되는 인력 비용은 택배사가 전액 부담하라고 주장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는 CJ대한통운, 우체국택배,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 등 5개 택배사 소속 택배노조 조합원 55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