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독을 위해 자주 이용되는 자외선 살균기 일부 제품에서 살균 파장이 나오지 않거나 오존이 발생하는 등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자외선 방출량이 위험 수준이지만 보호 장구가 없는 제품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되는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제품 2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자외선 방출 시험 결과, 조사 대상인 제품 25개 중 3개(9.0%) 제품은 살균 기능이 있는 UV(자외선)-C 파장이 방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 제품은 UV-C 파장이 나온다고 광고했지만 UV-A 파장만 방출됐다. 이 제품의 제조사인 더크루는 판매를 중지하고, 소비자가 요청하면 교환·환불해주기로 했다. 2개 제품은 살균·소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UV-A 파장만 방출됨에도 살균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었다. 제조사인 바나나코퍼레이션과 엠테크원은 제품을 교환해주기로 했다.

1개 제품에선 오존이 안전 기준치(0.1ppm 이하)의 5배를 넘는 0.5ppm 이상 발생했다. 오존을 흡입하는 경우 호흡 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과다 노출 시 기침과 메스꺼움, 두통을 넘어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이 제품 제조사인 이놀은 소비자원의 판매 중지 및 교환·환불 권고에 회신하지 않은 상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유럽연합과 미국은 자외선을 방출하는 모든 전기제품에 위험도에 맞는 보호장치 설치와 주의 문구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