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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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6명이 만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가 전년보다 어렵게 출제되고, 영어 난이도는 절대평가 시행 이후 가장 쉬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중위권 학생들의 몰락은 없었지만, 영어 변별력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대입 정시전형에서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2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1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1등급 기준점수(표준점수 기준)와 비중을 놓고 보면 국어는 131점(4.4%), 수학 가·나형은 각각 130점(5.07%), 131점(5.19%)으로 집계됐다. 영어 영역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12.66%를 기록해 절대평가가 시행된 이후 가장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수능과 비교하면 국어는 1등급 기준점수가 131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다만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44점으로 전년보다 4점 올라가 상대적으로 국어가 전년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만점자 인원 역시 작년 777명에서 올해 151명으로 크게 줄었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치르는 수학 가형은 1등급 기준점수가 전년도 128점보다 2점 가량 높아져 지난해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작년 134점에서 137점으로 올라갔다. 다만 만점자는 893명에서 971명으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치르는 수학 나형은 1등급 기준점수가 전년 135점에서 4점 내려가 난이도가 낮아졌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작년 149점에서 137점으로 크게 낮아졌다.

영어 영역의 경우 절대평가 시행 이후 사상 최저난이도를 보였다. 지난해 1등급 비율이 7.43%(3만5796명)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1등급 비중이 1.7배 이상 늘어났다. 1등급 인원도 5만3053명으로 1만7000명이상 불어났다.

사실상 영어영역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어 1등급 비율은 2018학년도 10.03%, 2019학년도 5.3%, 2020학년도 7.43%로 해마다 비율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평가원이 올해 수능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습시간 부족 등의 상황을 고려해 출제했다고 밝혔으나, 매년 ‘널뛰기 난이도’를 보인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위권 붕괴현상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최상위권과 중상위권의 격차는 전년보다 확실히 벌어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 영어영역의 난이도가 크게 낮아진 만큼 대입정시에서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체적인 난이도 측면에서 보자면 크게 흠잡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영어영역은 1등급 비율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2, 3등급은 작년과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서 4등급 이하 중하위권 학생들이 그만큼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권 대학에서 사실상 영어영역의 변별력이 사라진만큼 다소 어려웠던 국어가 당락을 가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 가형의 경우 만점자 수는 작년보다 늘고, 3등급 비중이 2등급보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올해 수능에서 1등급을 가르는 고난도 문항이 줄고, 중난도 문항 비중이 늘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이 애를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