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효과 95%·가격은 모더나보다 저렴…초저온 보관 한계
영국서 긴급사용 승인된 화이자 백신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일 영국 정부로부터 세계 최초로 긴급사용을 승인받으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 백신은 예방효과가 높으나, 초저온으로 보관해야 하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 예방효과 95%…모더나와 비슷,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높아
화이자가 독일 제약회사 바이오엔테크와 개발한 이 백신의 예방효과는 95%로 발표됐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지난달 18일 제약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3상의 최종 결과와 관련, 코로나19에 감염된 시험 참가자 170명 중 백신을 처방 받고도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은 8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영국 옥스퍼드대가 밝힌 자사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는 각각 95%, 70%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28일 간격으로 2회 투여해야 하며, 두 번째 백신을 맞고 난 7일 후부터 예방효과가 나타난다.

가격은 미국과 맺은 계약을 기준으로 1회 투여분 당 19.5달러(약 2만1천500원)로 책정됐다.

이는 모더나보다는 저렴하고 아스트라제네카보단 비싼 가격이다.

모더나는 1회 투여분 당 15∼25달러(약 1만6천500∼2만7천500원)로 책정할 예정이며, 아스트라제네카는 3∼5달러(약 3천300∼5천500원)을 약속한 바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연말까지 5천만 회 분량의 백신 접종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 최단기간 개발된 백신으로 기록될 듯
이번 백신 제조에는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이 적용됐다.
영국서 긴급사용 승인된 화이자 백신은
이는 죽거나 약해진 바이러스를 몸에 주입해 이에 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내는 기존 방식보다 제조 과정이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3상 임상시험이 발표되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경우 세계 백신 역사에서 최단 개발 기간 기록을 세우는 것이라고 전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한 지 12∼18개월 만에 개발됐다.

종전 최단 기록은 4년으로, 1967년 승인된 볼거리 백신이 갖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돋아나 있는 쇠뿔 모양 돌기인 단백질 스파이크 성분을 체내에 미리 만들어둔 뒤 이에 대한 면역력을 생성하는 원리로 바이러스를 예방한다.

◇ 초저온 보관은 약점…미, 오는 10일 승인 가능성
다만 화이자의 백신은 -70℃ 이하의 초저온 '콜드 체인'을 통해 유통해야 효과가 있어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영국서 긴급사용 승인된 화이자 백신은
일반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UPS 등 미국 화물회사들은 화이자 백신 승인과 접종을 앞두고 고가의 초저온 냉동고를 주문하고 자체적으로 드라이아이스 생산에 나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10일 화이자의 백신을 긴급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보건당국은 FDA 승인 즉시 첫 접종분으로 640만 회 분을 전국 의료시설에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미 NBC 방송은 화이자 백신의 첫 배포 물량이 생산 공장이 있는 벨기에에서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