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27만여개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간편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해진다. ▶본지 7월 3일자 A27면 참조

서울시는 오는 28일부터 서울 지역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위챗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25일 밝혔다.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페이는 중국 내 월 사용자가 8억 명에 달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다. 위챗페이와 제로페이의 결제 QR코드 시스템이 자동으로 연동돼 위챗페이 이용자는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이처럼 국가 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모바일 간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제로페이를 중국 현지에 있는 위챗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챗페이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한 제로페이 가맹점도 전국에 있는 모든 가맹점(66만개)이 아닌 서울 지역 내 가맹점에 한정된다.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위챗페이와 협상해 앞으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제로페이와 위챗페이의 연동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든 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늘어나 소상공인의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 중 세 명 중 한 명은 중국인이었을 만큼 중국인들의 소비가 소상공인 매출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에 사는 중국 유학생과 근로자 등도 현금 인출이나 환전 없이 자국에서 사용하던 위챗페이로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어 지역 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현재도 위챗페이는 결제대행사 등과 손잡고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명동과 동대문 등에서 3만 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맹점은 평균 3%대의 결제 수수료를 내고 있다. 위챗페이는 제로페이와 손을 잡으면서 소상공인에는 0.9%, 나머지 업체에는 1.6%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수수료는 2년 뒤 재협상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위챗페이 연동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동남아 국가의 대표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등으로 연계 대상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제로페이와 위챗페이의 연동은 중국 유학생과 노동자, 관광객에게는 편리한 소비를, 소상공인에게는 수수료 감소 및 매출증대라는 실질적인 이익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제로페이의 결제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