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진단…"증상 정도, 美 재정부양책 등 지켜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에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은 이 사건이 환율 등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트럼프 확진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겨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상 정도에 따라 환율 변동 폭이 달라지겠지만, 미국 내 경기부양책 합의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트럼프 확진 이슈 하나만으로 국제 환율·금융시장이 급락하거나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을 받은 뒤 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4% 오른 93.71을 기록했다.

한국 관련 지표를 보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는 약세(-0.3%, 1천167원)를 보였고 외평채 가산금리(+0.4bp, 45.2bp)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0.9bp, 26.6bp)은 소폭 확대됐다.

한 시장 전문가는 "트럼프의 확진 소식에 미국 대선 판도 등과 관련한 전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뚜렷하게 강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재정 합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달러화 강세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트럼프 증상의 정도에 따라 외환시장이 영향을 받겠지만, 이 이슈 하나만으로 위험자산의 투매 등 시장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질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확진은 달러 강세 요인…급락·급등 가능성은 작아"

국제 금융시장을 모니터링 중인 한은 관계자도 "트럼프 확진 이슈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텐데, 불확실성이 커지면 달러는 강세로, 금리와 주가는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증상 등에 따라 향후 시장 변동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또 다른 이슈로서 지금까지 교착 상태에 있던 미국 추가 재정 부양책 협상이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확진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며 "따라서 금융시장이 한쪽으로 움직이거나 변동성이 심각할 정도로 커져 급등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국제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금융 전문 연구기관 관계자도 트럼프 확진과 미국 경기부양책 합의 가능성이 뒤섞여 앞으로 외환 등 국제 금융시장이 방향을 잃고 혼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더 큰 느낌이다.

실제로 미국 국채 금리도 조금 올랐다"며 "만약 부양책이 올해 안에 다시 마련된다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질 수 있는데 이번 트럼프 확진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경향과 충돌하며 시장이 당분간 혼조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대체로 비슷한 시각이다.

씨티(Citi)은행은 "코로나19 치료법 개선, 낮아진 치명률 등으로 미뤄 트럼프 대통령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 뒤 대선 유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그동안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점을 고려할 때 위험자산 투매로 연결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증세가 악화되더라도 시장 충격이 급격히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케네디 대통령 암살(1963년 11월 22일), 레이건 대통령 총격 사건(1981년 3월 30일) 당시에도 주식시장 등은 위험자산 회피(risk-off) 반응을 보였다가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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