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남편이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부인이 탄 차를 바다에 추락시켜 부인을 숨지게 했다는 소위 '금오도 사건'이 살인이 아닌 사고로 결론났다. 대법원은 남편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2부 (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4일 살인, 자동차 매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상고심에서 살인이 아닌 치사 혐의만을 인정해 금고 3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지었다. 금고는 교도소에 감금은 하지만 노역은 하지 않는 형벌을 뜻한다.

A씨는 2018년 12월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아내 B씨가 탄 승용차를 바다로 추락시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전처와 이혼한 후 양육비 부담에 시달리던 A씨가 단골식장 종업원이던 B씨와 교제를 시작한 뒤 B씨를 총 사망보험금 15억여원이 지급되는 보험상품 5개에 가입시켰다고 보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생명을 보험금 수령의 도구로 사용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검사의 사형 구형도 이유가 있으나 사형은 이성적 문명국가의 극히 이례적인 형벌인 만큼 사형선고 대신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승용차 노면 바닥의 경사를 봤을 때 중립기어 상태에서는 아주 작은 힘으로 차가 굴러갈 수 있고, 피해자의 움직임에 따라 차가 굴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살인이 아닌 치사 혐의를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대법은 이런 원심을 확정지었다. 대법은 "피고인이 피해자만 탑승하고 있던 승용차를 뒤에서 밀어 바다로 추락시켰음을 인정할 만한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