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2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 지역사회에 잠복된 감염이 상당수인 데다 추석연휴에 전국으로 확산되고 증폭될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부터 이어지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다시 한번 방역에 고삐를 좨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0일 하루 70명으로, 전날(82명)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지역감염자 55명 중 수도권 환자는 40명으로, 수도권발 대규모 확산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50명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달 12일(41명) 이후 40일 만이다.

하지만 일요일이던 20일 검사 건수는 4888건으로, 평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검사를 받지 못해 숨은 확진자가 추가 전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경로를 모르는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지난 7~20일 2주간 신고된 확진자 1749명 중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는 464명(26.5%)에 이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16일부터 생산을 멈춘 기아자동차 광명 소하리 공장은 21일 오후에도 공장 가동을 재개하지 못했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직원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 공장 관련 환자는 18명이다. 연결고리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속출한 서울 강남 대우디오빌플러스 확진자는 24명으로 늘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뒤 재양성 진단을 받은 환자는 705명이다. 서울에 사는 20대 여성은 올 3월 코로나19 V형에 감염됐다가 치료받고 격리 해제된 뒤 1주일 만인 4월 다시 GH형에 감염됐다. 국내 첫 재감염 사례로 추정된다. 정 본부장은 “바이러스가 변이돼 재감염이 어느 정도 가능하고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반복 감염이 나타날 수 있는 감기나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면역 패턴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