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지난 5일 화상으로 열린 ‘2020 주요 20개국(G20) 교육장관회의’에 참석해 각국 대표와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안전망 강화 방안과 학습 격차 해소 방안 등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는 ‘미래 위기 대응 및 교육의 지속성 보장’ ‘유아 교육의 접근성 향상’ ‘교육 국제화 증진’ 등이 논의됐다.
“설마 했는데 2학기도 모두 ‘싸강(원격수업)’을 듣게 될 줄은 몰랐어요. PPT만 읽는 수업을 듣느니 차라리 휴학하고 싶네요.”서울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나현 씨(23)는 2학기 개강 후 전공선택 과목 수업을 듣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교수가 올려놓은 영상은 1시간 내내 발표 슬라이드를 읽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2학기엔 조금 달라질 줄 알았는데 수업 질이 그대로”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학들이 다시 원격수업 체제로 전환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1학기에 제기된 수업의 질 논란은 물론 학생들의 부정행위 문제 역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학생은 수업의 질을 이유로 휴학계를 내고 있다. 2학기에도 여전한 ‘PPT 읽기’ 강의6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대학은 지난 1일을 전후로 2학기 개강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1학기와 마찬가지로 모니터 앞에서 2학기 첫 수업을 들어야 했다. 학생들은 “1학기 원격수업 때와 비교해 나아진 점을 거의 찾을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격수업의 질과 교수들의 숙련도가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이다. 대학생 최현식 씨(21)는 “교수가 첫날부터 원격수업 방 개설조차 하지 못하고 헤매는 탓에 1시간을 노트북 앞에서 대기해야 했다”며 “음성이 한쪽에서만 나오거나 자꾸 잡음이 섞여 수업을 제대로 듣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박모씨는 “공업수학 강의인데 교수가 PC 프로그램으로 판서하는 법을 몰라 종이에다 수식을 적고 종이를 카메라에 비추는 식으로 수업하기도 했다”고 했다.일부 학생 사이에서는 개강하자마자 수업 중 부정행위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의대에 재학 중인 조모씨(25)는 “퀴즈 답을 카톡으로 공유하자는 얘기가 벌써 나도는데 양심에 찔려 동참하고 싶지 않다”며 “나중에 나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닌가 두렵다”고 했다.대학들은 2학기 부정행위 방지, 평가 공정성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제한적으로 대면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원격수업 기간에는 온라인평가를 가급적 지양하도록 교수들에게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등록금 아깝다” 휴학하는 학생들교육부 조사 결과 전국 대학 332곳 중 144곳(43.4%)이 개강 후 전면 비대면으로 수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0개 대학(24.1%)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수업을 운영하고, 69개 대학(20.8%)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운영하는 대학 중 59곳은 9월 2주까지 비대면 수업을 하고, 22곳은 추석연휴까지, 15곳은 9월 3주까지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원격수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학생들은 2학기에도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 25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중 91.2%는 온라인 강의 시 2학기 등록금이 줄어야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2학기 등록금 감액 이유로는 ‘비대면 강의로 인한 수업 질 하락’(64.2%,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일부 대학생은 2학기를 포기하고 휴학을 택하고 있다. 대학생 이모씨(20)는 “동영상 강의만 보느니 자기계발을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휴학계를 냈다”며 “1학기 내내 동기 얼굴을 볼 수 없어 새내기배움터를 다시 가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학원가 역시 반수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꽉 찬 상태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해 반수생 등록자 수가 확연히 늘어났다”고 밝혔다.학생들이 휴학하는 원인으로는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 알바천국이 지난달 대학생 290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휴학하는 이유(복수응답)로 ‘수업의 질 하락’이 37.9%, ‘등록금 액수에 대한 불만’이 28.1%로 집계됐다. ‘휴학을 확정했다’는 응답은 16.8%, ‘고민 중’이라는 답변은 25.7%로 나타났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1학기에 이어 2학기 학사일정도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된 가운데 각 대학이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일정을 잇따라 변경했다. 대학교육협의회는 수험생들의 지원 기회 제한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변경을 승인했다고 하지만 101개 대학이 논술 및 면접 일정, 전형 방식 등을 일부 수정해 수험생들은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변경사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전문가들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이 논술 일정을 변경해 수험생들의 지원 양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2월 3일 수능 이후 성균관대 서강대 경희대 한양대 연세대 등 5개 대학의 시험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수시 지원 대학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12월 3일 수능 이후 5일부터 사흘 연속 시험을 봐야 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수능 이후 논술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논술전형의 경우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치를 예정이던 연세대와 경기대가 수능 이후로 날짜를 연기했다. 경희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세종대 숭실대 이화여대 등이 논술전형 기간을 하루씩 늘리면서 기존 날짜에 논술을 치를 예정이던 다른 대학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입시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세대는 논술 일정을 수능 이후로 연기하면서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화여대는 논술 일정을 계열별로 분산해 부산대 세종대 아주대 한국외국어대 등과 겹치게 됐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서울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고 중앙대 한국외대는 학생부교과전형의 비교과 정량 반영기준이 변경돼 지원자들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며 “올해는 수시 원서 접수 전 최근 수시 모집요강을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주요 대학이 기업들과 손잡고 잇따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대학은 해당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과 졸업 시 취업을 보장해줘 코로나19로 취업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날이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이 개설하는 반도체학과는 대표적인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로 꼽힌다.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삼성전자와, 고려대는 SK하이닉스와 협업해 계약학과를 운영한다. 성균관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개설했고, 올해 수시모집에서 52명의 신입생을 뽑을 예정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2021학년도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수시전형에서 각각 40명, 25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 연구소장은 “장학금과 각종 지원 혜택은 물론 취업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계약학과는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다”며 “특히 2021학년도 처음 개설돼 신입생을 모집하는 연세대와 고려대는 커트라인 참고자료가 없어 입시요강을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가천대는 첨단의료기기학과, 게임영상학과, 디스플레이학과, 미래자동차학과 등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4개를 신설하고 2021학년도 160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1단계 서류전형 100%로 5배수를 뽑고, 2단계에선 면접과 1단계 성적을 반씩 반영해 합격자를 뽑을 방침이다. 입시 과정부터 기업 관계자가 참여해 공동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기업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할 계획이다. 1학년은 전액 국고장학금을, 2학년부터는 학비 50%를 취업할 기업에서 지원받는다.미래산업 분야의 맞춤형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석사학위 과정에서도 계약학과가 생겨나고 있다. 연세대는 기업은행과 협업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야 석사과정 계약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4개 캠퍼스와 오스템임플란트, 노비텍, 단단 등 9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해 5개 전공에서 채용조건형 석·박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신입생은 등록금 전액(연 500만원)과 학생 인건비(박사과정 월 160만원, 석사과정 월 120만원), 특별 장학금(박사과정 연 1000만원, 석사과정 연 700만원)을 지원받는다.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