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을 비판했던 부장검사가 사의를 밝히는 등 검찰의 정기 인사 발표 전후로 조직을 떠나는 검사가 잇따르고 있다. 인사에 대한 불만과 검찰 조직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우석 정읍지청장이 전날 인사발표 직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사의를 밝혔다. 이번에 성남지청 형사3부장으로 전보된 김 지청장은 최근 대검찰청 조직 규모를 줄이는 직제개편안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재승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도 같은 날 사의를 밝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를 수사한 이 부장검사는 전날 ‘한직’인 수원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이번에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난 정순신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도 전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한직으로 밀려난 김세한 안양지청 형사2부장과 신승희 인천지검 형사2부장 등도 줄사표 행렬에 동참했다. 사표 규모는 주말을 거치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지난 27일 인사안을 발표하기 전에도 이미 7명의 검사가 사표를 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軍)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한 김남우 서울동부지검 차장과 고(故)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 참여한 바 있는 이건령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 등이 대표적이다. 동기들 내 ‘에이스’로 불린 이선욱 춘천지검 차장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지낸 김영기 광주지검 형사3부장 등도 검사복을 벗었다.

‘특수통’으로 꼽히는 박길배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도 인사 직후 사직서를 냈다. 검찰 안팎에선 지난해 평년 수준(80명 내외)을 훌쩍 넘는 110여 명의 검사가 옷을 벗는 등 최근 조직을 떠나는 검사들이 많아지면서 검찰의 수사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