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등 150여명 관광버스 태워 집회 인솔, 명단 폐기도 수사
'광화문 집회' 인솔 목사 등 11명 조사…"명단 버려서 없다"
서울 광화문 광복절 집회 인솔자 역할을 하고도 보건당국에 참석자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전북 지역 교회 교인들이 25일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목사 등 교인 11명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 전주의 한 대형교회 앞에서 교인 등 150여명을 관광버스에 태워 서울 광화문 집회 현장까지 데리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역학조사를 위해 이들에게 참석자 명단 제출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인솔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고발 이틀 만에 목사들의 주거지와 교회를 압수수색 한 데 이어, 이로부터 이틀 뒤에 인솔자들을 발 빠르게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다.

인솔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행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일이 바빠서 (시청에서 온) 전화를 받지 못했다"거나 "버려서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명단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보건당국 역학조사를 방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까지 인솔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탑승자 명단 고의 폐기 등 추가 범행 여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감염병과 관련한 사항은 방역 당국과 긴밀히 공유하고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