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직원들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에서 졸속으로 진행된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비판하며 촛불 대신 스마트폰의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공항공사 직원들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에서 졸속으로 진행된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비판하며 촛불 대신 스마트폰의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평생 인천공항 지킨 아버지 일자리를 되찾아 주세요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다. '평생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지켜온 자신의 아버지가 해고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내용이다.

이 청원인 아버지의 해고 여부는 오늘 오후 결정된다.

이들은 원래 인천공항 자회사의 계약직이었다. 인천공항 정규직에는 처우가 못미쳤지만 공항의 필수인력이어서 고용 안정성이 높은 직종으로 꼽혔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화근이 됐다. 지난 5월 인천공항공사가 이들을 직접 고용키로 하면서 그의 일환으로 면접, 적격심사 등을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200여명 중 37명이 탈락한 것이다.

이 탈락자들이 제기한 이의신청 결과가 오늘 나온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은 내부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규정상 어쩔 수 없다'며 해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비정규직 제로 1호 사업장'이라는 정부의 약속이 오히려 이들을 해고자로 내몰게 된 셈이다.
지난 6월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인국공 직원이 공정하고 투명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6월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인국공 직원이 공정하고 투명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청와대 청원 통해 알려진 인천공항 비정규직 소방대원들의 실직 위기
인천국제공항 소방대원 아버지를 둔 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뉴스에서 아버지가 비정규직이라고 얘기했지만 자랑스러웠다"며 "밤낮 없이 공항에 불이 날까 걱정하며 사고가 있는 날은 새벽 같이 출근하셨고 퇴근 후에는 소방대 이야기를 해주시는 아버지를 보고 '나도 공항을 지키는 소방대원이 되고 싶다'고 다짐을 했었다"고 적었다.

지난 5일 시작된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1155명이 동의를 했다.

청원인은 "3년 전 대통령께서 인천공항에 방문하신 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으로) 평생 공항을 지키며 일할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시켜줄 수 있겠다'며 지었던 아버지의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며 '하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아버지는 공개채용시험을 통과해야 정규직이 된다고 걱정하셨고 거짓말 같이 아버지는 시험에 떨어져 실직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아버지는 자회사 (소속의) 정규직 직원이라 해고 자체가 불법이라고 억울해 하시며 매일 술을 드시는데 위로를 드릴 수도, 도와 드릴 수도 없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누구보다 공항을 사랑하는 멋진 소방대원이었는데 왜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된 것인가요? 한부모 가정인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건가요?"라고 썼다.

그는 " 아버지는 공항에서 국민과 외국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셨습다"며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이 저희 아버지의 일자리를 지켜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 공공노련 인천국제공항 소방대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회사 정규직 직원 경쟁채용 및 졸속 정규직 전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노총 공공노련 인천국제공항 소방대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회사 정규직 직원 경쟁채용 및 졸속 정규직 전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文 대통령 방문 후 혼선 겪은 소방대원 정규직 전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지난 3년 동안 노·사·전문가 협의를 통해 인천국제공항 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민간업체 소속이었던 인천국제공항 소방대 근로자 211명은 당초 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규직 전환 대상자 총 9785명 중 소방대 근로자 211명을 포함한 2143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혼선이 생겼다. 그 뒤로 소방대 근로자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직원이 되기 위한 공개경쟁 채용 절차를 밟아야 했고, 현재까지 체력검정 과정에서 37명이 탈락했다.

공사는 체력검정 과정서 이의 신청을 했던 16명에 대해 이날 재차 체력검정을 실시했다. 해당 결과와 함께 기존에 공개경쟁 채용 절차를 마친 이들에 대한 합격 여부가 발표된다. 이의 신청을 하지 않은 21명은 최종탈락했다.

인천공항시설관리 관계자는 "이의 신청자들의 체력검정 결과와 기존에 공개경쟁 채용 절차를 진행하던 이들에 대한 면접 결과가 오늘 발표될 예정"이라며 "기존에 이의 신청을 하지 않고 체력검정에서 탈락한 21명은 탈락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산하 인천국제공항공사 소방대 노조는 지난 6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노동조합과 아무 협의 없이 지난 5월부터 졸속 직고용 절차를 시작해 소방대원 37명이 이번 달 17일부터 실직할 위기에 놓였다"며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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