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
"포퓰리즘 정책"…"근본적인 해답 빠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벗어진 의료복이 의자에 걸려있다.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벗어진 의료복이 의자에 걸려있다. 사진=뉴스1

전국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7일 파업에 돌입한다. 전체 전공의 1만6000명 중 70∼80%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응급실, 분만실, 투석실 등 필수유지업무를 포함한 모든 전공의의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 여의도 등 전국 곳곳에서 야외집회도 벌일 예정이다.

전공의는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자 수련 과정을 거치는 의사로,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불린다. 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

주요 대학병원들이 임상강사, 교수 등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의료현장을 지탱하는 주축인 전공의의 공백을 막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다. 인력 부족에 수술 일정이 연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약 18건의 수술 일정이 미뤄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공의들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거리로 나섰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3일 의대 정원을 2022년부터 최대 400명 늘려 10년간 한시적으로 4000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3000명은 지방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고 나머지는 특수전문 분야와 의·과학 분야 인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10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지역의사제가 진로 탐색과 수련 과정을 가로막는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근무 지역과 전공과목 제한을 어기면 면허를 박탈당하는 탓이다. 또한 수가 조정 등 의료현장 여건 개선을 위한 조치 대신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에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불과 2년 전 정원 50명의 서남대 의대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해 폐교시켜 의대생의 교육권을 앗아간 나라(정부)가 의학 교육 내실화 대책 없이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원의 위주의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오는 1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의협은 "이번 정책에는 의사들이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유와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이 부족한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이 빠져있다"면서 "정부는 쉬운 길을 택했고 10∼20년 뒤 이 실패한 정책의 영향을 고스란히 몸으로 감당하게 되는 것은 오직 당사자인 의사와 환자들"이라고 비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