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이] 보험료는 몸값 순이 아니잖아요
[※ 편집자 주 = 국내 반려견과 반려묘의 수는 작년 기준으로 각각 598만마리와 258만마리로 추정(농림축산식품부 4월 발표)됩니다.

이러한 규모에도 반려동물 의료보험이 정착되지 않아 반려동물의 질병·부상은 가족에 큰 부담이 되고 유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펫 보험 이야기, '펫·보·이' 시리즈는 반려동물 의료보장에 관한 이해를 넓히고자 사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보험 정보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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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외모에 애교 넘치는 성격으로 국내에서 반려견으로 인기가 많은 몰티즈(말티즈).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한 반려견 중에도 몰티즈 수가 1·2위를 다툴 정도로 많다.

국내 반려동물 보험 시장에서 90%가량을 점유한 메리츠화재 '펫퍼민트' 기준으로 7세 몰티즈의 보험료는 7만8천원 수준이다.

7세면 사람으로는 40대 중년에 해당하는 나이다.

[펫·보·이] 보험료는 몸값 순이 아니잖아요
토종견 삽살개는 어떨까.

덩치가 몰티즈보다 훨씬 크고 분양받기도 어려운 견종이라 한번 동물병원에 갈 때 더 많은 병원비가 들고 따라서 보험료도 더 높을 것 같지만 6만원대 초반으로 몰티즈보다 훨씬 저렴한 편이다.

토종 진돗개도 삽살개와 보험료가 같다.

그렇다고 덩치가 크고 강인해 보이는 견종이 부담이 무조건 낮은 건 아니다.

썰매개 맬러뮤트가 7세이면 한달 보험료가 약 10만원이나 된다.

프렌치불도그(불독)도 같은 수준이다.

[펫·보·이] 보험료는 몸값 순이 아니잖아요
자동차보험처럼 '몸값'에 비례해 보험료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요크셔테리어와 비슷한 외모에 아름다운 털을 자랑하는 실키테리어는 그 절반인 5만5천원이다.

체중 5㎏ 이하 혼종(믹스견)과 동급 보험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분양 가격이나 체구보다는 축적된 보험금(진료비) 지급 통계를 바탕으로 보험료가 결정됐다"고 18일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병에 자주 걸리거나, 유전적으로 특정 질병에 취약한 견종에 높은 보험료가 책정된다는 것이다.

진돗개와 삽살개 같은 토종 견종은 오랫동안 이땅에서 적응하며 살아왔기에 상대적으로 병치레가 덜하다.

몰티즈와 비슷한 인기를 누리는 토이푸들은 몰티즈보다 보험료가 1만원가량 저렴하다.

진돗개, 삽살개와 비슷한 정도로 의료비가 든다는 뜻이다.

반려동물의 몸무게에 따라 보험료를 달리 적용하는 보험사도 있기는 하지만 가입자가 많지는 않다.

같은 견종이라면 당연히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비싸진다.

[펫·보·이] 보험료는 몸값 순이 아니잖아요
고양이 보험료는 종에 무관하며 연령에 따라 4만5천∼6만3천원이 매달 들어간다.

반려견과 반려묘 모두 각종 특약이 들어가면 보험료는 더 높아진다.

보험료가 많게는 10만원이 넘으니 가족이라 여겨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사람과 달리 공보험이 없고 가입률이 낮은 탓이다.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보험료에 5%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마이크로칩을 이식해 당국에 등록하면 추가로 2%를 낮출 수 있다.

서울시 등 일부 자치단체는 보험료를 지원하기도 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료가 부담된다며 보험 대신 적금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예·적금은 보험을 대체하는 성격이 아니다"며 "나이가 들수록 동물병원 이용이 늘고, 예·적금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