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구인 줄고, 간혹 나와도 주 4∼6시간 단기 일자리
카페 취업 별따기…무경험자는 고된 물류센터 등으로 눈 돌려


청주에 사는 취업준비생 정모(24)씨는 지난 4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10여곳에 지원서를 냈다.
'경쟁률 200대1' 알바도 바늘구멍…경력 없으면 원서도 못 내

대학 졸업 이후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 힘든 상황이 된 그는 하루에 5시간 정도 일하면서 생활비 벌 곳을 원했다.

틈날 때마다 구인·구직 사이트를 샅샅이 뒤졌지만 조건에 맞는 일자리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이따금 등장하는 구인광고의 대부분은 일주일에 한두 번 2∼3시간씩 근무하는 단기 일자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학생과 취준생들의 알바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온라인 강의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학가 상권은 알바생을 뽑는 곳도 드물다.

취업보다도 알바 구하는 게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씨만 하더라도 대학시절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3년 넘게 일해본 경험이 있다.

원하기만 하면 알바는 언제든지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며칠을 기다린 끝에 면접 보자는 연락 온 곳은 단 2곳. 그나마도 조건이 가장 좋지 않은 곳이다.

답답한 마음에 비교적 조건 좋은 옷가게에 전화했지만 "지원자가 너무 많아 일일이 응답을 못 했다.

옷가게 근무경력이 있는 다른 사람을 쓰기로 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후 한참을 기다린 끝에 정씨는 청주 대학가의 한 카페를 찾아 면접을 봤다.

아르바이트 1명을 뽑는 이 카페에도 무려 217명이 지원했다.
'경쟁률 200대1' 알바도 바늘구멍…경력 없으면 원서도 못 내

그는 그곳에서 운 좋게 '2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일자리를 구했다.

그는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요즘 알바 자리가 너무 귀해 경력 없으면 원서도 못 내민다"며 "웬만한 카페 알바는 대개 100대1이 넘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모(22)씨도 여름방학 기간 동안 일할 수 있는 알바 자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9번 딱지 맞았다.

업주들은 경험 없는 최씨보다는 경력자 채용을 원했다.

그는 10번째 노크 끝에 어렵사리 한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일주일에 두 번 3시간씩 근무하는 알바를 구했다.

그는 "등록금 일부라도 모으려면 일주일에 5일 이상 장시간 일해야 하는데, 2∼3시간짜리는 교통비와 식비 감당하기도 빠듯한 일자리"라고 푸념했다.

업주들은 한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손님이 몰리는 시간 잠깐씩 일을 도와줄 단기 알바를 선호한다.

최씨와 정씨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경우다.

대학생과 취준생들은 도심의 카페나 옷가게에서 일하기를 선호하는데, 자리가 귀하다 보니 교외 물류센터 등에서 숙식을 하며 돈을 버는 경우도 많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2천48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여름방학 알바 구직에 대해 83.3%가 '매우 어려울 것'과 '어려울 것'으로 응답했다.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어들어서(89.3%, 복수 응답)'가 1위를 차지했으며, '구직자가 늘어나 경쟁률이 높아져서(61.4%)'가 뒤를 이었다.

전체의 77.9%는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를 계획했다.
'경쟁률 200대1' 알바도 바늘구멍…경력 없으면 원서도 못 내

업주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침체로 매출이 곤두박질해 본인 혼자 일하거나 가족의 손을 빌리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청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9)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알바를 6명을 고용했는데, 지금 절반으로 줄였다"며 "장사는 안 되는데 최저시급은 높아서 경영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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