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영문 의학용어 앨러지(allergie)의 공식 한국어 표기가 알레르기로 바뀐다. 통계청이 2016년부터 해당 단어의 표기법을 앨러지로 바꾼 지 4년 만이다.

통계청은 1일 보건 관련 통계 작성을 위해 사용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개정한 8차 개정판을 이같이 고시했다. 정부는 1952년 KCD를 처음 만든 뒤 의학 발전과 사회 변화 등에 맞춰 정기적으로 개정판을 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개정판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국제질병분류(ICD-10)와 종양학국제질병분류(ICD-O-3)의 최신 변경 내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영문 의학용어의 표기법을 일반인이 많이 사용하거나 이해하기 쉬운 한글 용어로 바꾼 것이다. ‘앨러지→알레르기’ ‘폐색성→폐쇄성’ ‘순환성격→순환기분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알레르기’라는 표기법은 2016년 통계청이 7차 개정안을 통해 질환명을 ‘앨러지’로 바꾼 뒤 4년여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당시 의료 현장과 국립국어원 등에서는 “‘allergie’는 원어인 독일어 발음에 가깝게 알레르기로 표기하는 게 맞다”는 지적이 많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의료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다시 알레르기로 명칭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게임이용 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규정한 제11차 국제질병분류(ICD-11)는 개정안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ICD-11 도입 여부는 연구와 사회적 합의 등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