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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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 교육부가 첫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사과했다. 식중독 환자가 다수 발생한 지 10일 만이다. 교육부의 늦장 대응에 비판이 일고 있다.

26일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시도교육청과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예방 관리 강화를 위한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 영상 회의에서 오석환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코로나19로 감염병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또 다른 감염병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걱정을 많이 하고 계셔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오 국장은 "무엇보다 병원에서 힘들어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예방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는 유치원 급식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유치원 급식 운영·위생 관리 지침서'를 개발하고 초중등 학교 급식에 준해 유치원 위생·전담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관계 법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해당 유치원에 납품한 식자재 공급업체에서 돈육, 치즈, 아욱 등 34건을 수거해 검사하고, 집단 급식소가 설치된 유치원 4031곳을 전수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제공한 급식을 보존하지 않은 유치원을 대상으로 처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여름철 식중독 발생에 대비해 식중독 비상대책반도 구성해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원생과 가족, 교직원 등 2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 출혈성 대장균 검사에서는 49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이중 어린이 15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였다. 심지어 5명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햄버거병에 걸리면 평생 투석 치료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의 유치원에는 지난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역학조사 과정에서는 궁중떡볶이 등 보존식 6건은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